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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피알 제공] |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에이피알이 사상 최초 시가총액 10조원을 돌파하며 화장품 대장주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투자업계는 단기간 주가 급등이 아닌 에이피알의 차별화된 경쟁력에 주목한다. 마케팅 중심의 비용 구조와 위탁생산(ODM)을 통한 고수익 모델, 글로벌 온라인 채널에서의 빠른 확장 등에 힘입어 향후에도 투자 매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피알 시가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 9조3950억원이다. 지난 8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시총 1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올 초 시가총액이 1조9482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일년도 채 되지 않아 4.8배나 급성장했다. 한때 화장품주의 대장주로 불렸던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은 7조1770억원 수준으로 같은 기간 1.2배 성장했다.
양사의 재무제표를 비교해보면 성장 속도와 방향에서 차이가 감지된다. 매출 구조와 비용 집행 방식, 수익성 지표 전반에서 서로 다른 경로를 걷고 있다는 점이 시가총액 격차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피알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5937억원이며 영업이익률은 23.43%에 달한다.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2조725억원, 영업이익률은 9.23%다. 외형은 크지만 수익성에서 뒤처진 모습이다.
양사의 매출원가율은 유사한 수준이다. 올 상반기 기준 에이피알과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원가율은 각각 24.1%, 27.7%다. 마케팅·인건비·유통 구조 차이가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피알의 높은 수익성은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과 위탁생산(ODM) 구조에서 비롯된다는 평가다.
올 상반기 기준 광고선전비와 판매수수료는 182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0.7%를 차지한다.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손민영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아마존과 일본 큐텐 등 주요 온라인 판매 채널에서 메디큐브 제품이 랭킹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며 “에이피알의 마케팅과 판매 역량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조은애 LS증권 연구원도 “회사가 온라인 아마존 및 틱톡 채널을 위해 집행하는 바이럴 마케팅 효과 가 오프라인 매출로 전이되면서 수익성이 견조한 상황으로 오프라인 채널 역시 이익 기여도가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짚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 유통 수수료를 합친 비용이 매출의 22.56%에 달한다. 다만 투입된 비용이 매출과 수익성으로 이어지는 효율 측면에서는 에이피알과 격차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이피알은 ODM 방식으로 화장품 사업부에 자체 생산설비를 두지 않고 모든 제품을 외주 가공으로 생산한다. 뷰티 디바이스만 자회사 에이피알팩토리를 통해 제조한다. 자체 설비를 보유하지 않으면서 설비투자와 감가상각비,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을 최소화한 셈이다.
에이피알의 올 상반기 종업원 급여비용은 282억원으로 매출의 4.76%를 차지한다. 아모레퍼시픽의 종업원 급여비용은 431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0.81%에 달한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국내외에 11개의 생산설비 사업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매출의 3.33%를 연구개발비로 집행하며 기술 경쟁력을 중시하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회계기준상 자산으로 인식되는 연구개발비가 없었다. 회사는 상품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은 모두 판매관리비로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고 흐름에서도 두 회사의 체질 차이가 드러난다. 에이피알의 올 3분기 재고자산은 173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5.6% 늘었다. 매출 확대에 맞춰 재고를 공격적으로 확보한 결과다. 재고자산회전율도 작년 3분기 0.44회에서 올 3분기 0.52회로 개선됐다. 아모레퍼시픽의 올 3분기 재고자산회전율은 약 1.1회로, 에이피알의 두 배 수준이다.
유통 업계에서는 재고자산회전율을 수요 적중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본다. 재고를 늘린 상황에서도 회전율이 유지되거나 높아진다면 시장에서 제품 소화력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증권가는 에이피알이 글로벌 온라인 채널에서의 경쟁력을 앞세워 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현재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 상위 100개 제품에 7개 제품을 올려놓고 있다. 2024년 3분기까지만 해도 상위 100위에 포함된 제품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입지를 크게 넓힌 셈이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화장품 수출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아마존 내 순위 변동을 고려할 때 에이피알의 4분기 실적 컨센서스 상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메디큐브의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 내 매출 점유율은 3분기 9.3%에서 16.4%로 크게 확대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는 화장품·뷰티 부문이 에이피알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흥국증권은 올해 화장품·뷰티 매출이 전년 대비 195% 증가한 9862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뷰티 디바이스 매출은 전년 대비 27% 늘어난 3962억원으로 전망했다. 올 상반기 기준 메디큐브 에이지알의 홈 뷰티 디바이스 매출은 전체의 30.5%를 차지하고 있으며 메디큐브를 중심으로 한 화장품·뷰티 부문 비중은 66%에 달한다.
한편, 에이피알의 최대주주는 김병훈 대표로 지분율은 31.94%다. 보유 주식 수는 1195만주로 15일 종가 12만2700원 기준 평가액은 1조4667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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