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준 영암군청 지역순환경제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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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학준 영암군청 지역순환경제과장 |
탄소중립 시대의 경쟁력은 더 이상 ‘많은 에너지를 확보하는 곳’이 아니라 신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한 곳’으로 변화하고 있다. RE100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입지가 줄어들고, 재생에너지 기반이 없는 도시는 유망 기업 유치에서 밀려난다.
탄소중립은 선택이나 구호가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 된 것이다.
이 관점에서 영암·해남 솔라시도가 보여주는 변화는 한국 산업단지의 미래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전남에서 선도하겠다”고 강조한 것처럼, 솔라시도는 재생에너지 지산지소 기반의 RE100 복합도시로 진화하는 중이다.
말이 아니라 실제 산업 전환의 실험과 실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단지 에너지를 많이 생산하는 지역이 아닌, 에너지 기반으로 미래산업과 인구유입을 견인하는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해상풍력 기자재 특화단지, 수소도시 지정, 반도체·AI 유치를 위한 산업단지와 배후도시 조성까지 이어지는 로드맵은 지속가능한 새로운 도시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 흐름에 발맞춰 오픈AI, SK그룹, 삼성SDS 등 국내외 앵커기업들이 영암·해남 솔라시도의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 넓은 부지, 그리고 충분한 용수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 변화의 흐름이 솔라시도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 산업단지로 확산될 수 있는가이다. 탄소중립 시대, 산업단지를 에너지 자립 생태계로 전환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그리고 지금, 솔라시도는 그 거대한 실험의 최전선에 서 있다.
특히 영암의 대불국가산단과 HD현대삼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르게 재생에너지 자립을 구현할 수 있는 지역이다. 풍부한 태양광과 풍력 자원이 있는 조선업 중심의 이 산단은 해상풍력 기자재 산업으로의 산업다양화를 준비중이다. 단순한 에너지 절감 수준을 넘어서 산업단지 전체가 RE100 체제로 전환되는 구조적 변화를 가능하게 한다.
대불국가산업단지는 정부의‘2024년 산업단지 에너지 자급자족 인프라 구축’ 사업에 선정되며 변화가 시작되었다. 산단 내 지붕·주차장·유휴부지를 활용한 14MW 태양광, 5MWh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은 RE100 산단의 기본 인프라다.
또한 마이크로그리드와 연계한 통합 에너지관리시스템으로 산업단지 표준 분산에너지 관리 체계를 구축한다. 여기에 영암호의 1GW 수상태양광과 2GW 간척지 태양광이 더해지면, 2030년부터 영암은 전력 자급을 넘어 재생에너지 기반의 스마트 정주도시로 탈바꿈할 것이다.
탄소중립은 이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이 에너지 체계를 바꾸지 않으면 산업도, 일자리도, 미래도 지켜낼 수 없다. 영암·해남 솔라시도에서 추진 중인 RE100 산업단지와 에너지 자립형 그린시티는 한국 산업단지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을 지역의 기회로 만들 때, 탄소중립은 더 이상 ‘규제’가 아니라 성장의 플랫폼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