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업무계획에 시행령 개정 포함
“서울시, 종묘 조정회의 회신 없어”
K-헤리티지, 연평균 7.5% 성장 계획
“서울시, 종묘 조정회의 회신 없어”
K-헤리티지, 연평균 7.5% 성장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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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2026년 국가유산청 주요업무계획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종묘를 비롯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보존을 위해 세계유산영향평가(HIA)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 이와 함께 K-헤리티지를 세계화하는 한편, 관련 사업을 100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17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2026년 국가유산청 주요 업무계획’ 브리핑을 열고 “종묘 앞 세운4지구에서 볼 수 있듯 국가유산 보존과 개발 간 조화가 필요한 정책 여건에 놓여 있다”며 “개발과 조화로운 세계유산 보존·관리를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국민과 함께 지키고, 미래와 세계로 나아가는 국가유산’이라는 비전 아래 내년 정책 과제로 ▷미래로 이어지는 국가유산 보존·전승 기반 강화 ▷국민의 삶과 조화를 이루고, 지역발전을 이끄는 국가유산 ▷국민 자긍심을 높이는 K-헤리티지 세계화 ▷K-컬처 기반 ‘K-헤리티지’ 산업 100조 시장 완성 등을 선정했다.
먼저 세계유산 주변의 개발과 조화로운 보존을 위해 세계유산영향평가 실시를 위한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세계유산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세계유산지구 지정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허 청장은 “세계유산영향평가를 국제적 기준에 맞게 도입해 개발에 따른 사전 조정 절차를 마련하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국가유산 보존과 개발 수요 사이의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와 갈등을 벌이고 있는 종묘 앞 세운4구역 개발과 관련해선 “서울시, 문체부와 조정회의를 하자고 하고 있다. 앞서 예비조정회의 이후 조정회의에 대한 답은 아직 안 왔다. 열린 마음으로 하겠다”며 “세계유산지구는 국토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 청장은 “20년 동안 지속돼 온 협의이고, 2018년 주민협의체, 서울시, 유산청 등이 협약한 내용대로만 진행됐다면 지금 건축(재개발이) 됐을 것”이라며 “지금 다시 건물 높이를 145m로 올리며 번복한 행위에 대해선 서울시에 주민들이 물어봐야 할 것이다.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민들이 잘못되게 하려는 것이 절대 아니다. 세계유산을 범위 내에서 지키고 미래 세대에 올곧은 서울을 물려주고자 하는 것”이라며 “여야, 정쟁에 따라 하는 게 아니고 나 자신도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언급된 국가유산 관람료에 대해선 “국민의 공감대와 공청회를 거쳐서 해야 한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같이 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면서 “현재 1000원인 관람료를 50% 인상해도 1500원이지만 국민 정서적으로 좋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밀려오는 관광객 수요를 보면 국가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인원과 서비스가 많이 필요하다”면서 “(관람료를) 50% 올리면 60억 원 정도 (추가) 수입이 생기는데 인력과 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다. 여러 데이터와 함께 공청회를 열고 국민들과 논의하면서 최종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국가유산청은 또한 그동안 소외된 분야의 유산과 제작·형성된 지 50년 미만인 ‘우리 시대’ 유산을 적극 발굴해 미래 지정·등록 가능성이 높은 유산으로서 선제적으로 관리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국가유산 안전 관리도 강화한다. 증가하는 대형 산불에 대비해 자동소화설비와 방염포를 비축하고, 국가유산 돌보미들에게 방염복을 배부할 예정이다. 또한 통합관제체계를 운영해 위험에 대한 예측을 높이고, ‘국가유산 재난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한다.
이 밖에도 K-헤리티지 산업에 대해 2030년까지 누적 100조원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콘텐츠, 관광 등 분야에서 9조500억원으로 추정되는 K-헤리티지 시장을 연평균 7.5%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디지털헤리티지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데이터를 표준화·자산화 하는 등 지식재산(IP)을 확보할 예정이다. 3차원 원천자원을 지속적으로 제작하고 글로벌 시장에 보급해 게임, 영화, 드라마 등 연관 산업이 활성화되도록 지원한다.
또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이미지와 텍스트 중심의 학습데이터를 제작하고, 4대궁과 종묘를 대상으로 다국어 맞춤형 AI 해설서비스를 개발함으로써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를 높인다.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국가유산 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도 추진한다.
허 청장은 “한국은행, 한국관광연구원,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에서 나온 여러 통계를 바탕으로 연구한 결과 (K-헤리티지 시장 규모가) 누적 105조원 정도가 나왔다”며 “가장 낮은 가정치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숫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내년 7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는 200여 개 국가에서 약 3000명이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방문객을 대상으로 세계유산 등 한국의 유산을 홍보하고, 세계유산 분야의 평화와 협력 의지를 담은 국제선언문 채택을 추진해 K-헤리티지와 한국의 위상을 높일 방침이다.
아울러 국가유산이 국민의 삶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고택, 민속 마을 등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생활기본시설(주방·냉난방) 정비 시 ‘국가유산수리법’의 적용을 완화하고, 대규모 국책개발사업 발굴 현장에서 나타나는 쟁점들을 신속히 해소할 수 있도록 ‘발굴현장 합동지원단’ 운영을 확대한다.
허 청장은 “2026년은 새정부 국가유산 정책의 성과를 본격적으로 창출하는 시기로, 문화강국의 뿌리이자 K-컬처의 원천인 국가유산이 미래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게 다양한 정책을 발굴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