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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대형 증권사, 현행 건전성지표로는 위험 포착 한계”

“2016년 개편된 NCR 제도 구조 변화 반영 못해”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국내 대형 증권사의 자산 규모가 크게 확대된 만큼 이들에 대한 건전성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제언이 나왔다.

대형 증권사에 대해서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산식을 2016년 제도 개편 이전 방식으로 되돌려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홍종수 연구위원은 17일 발표한 ‘증권사 건전성 규제 개선 방향’ 보고서에서 현행 NCR 제도가 대형 증권사의 위험 증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홍종수 연구위원은 17일 발표한 ‘증권사 건전성 규제 개선 방향’ 보고서에서 현행 NCR 제도가 대형 증권사의 위험 증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DI 제공]

NCR은 금융투자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재무 상태가 양호하다는 의미이며 은행권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과 유사한 성격을 가진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총자산은 2010년 199조8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851조7000억 원으로 약 4.3배 늘었고, 같은 기간 총부채도 162조6000억원에서 755조2000억원으로 약 4.6배 증가했다.

자산과 부채가 동시에 확대되면서 자기자본 대비 부채 수준을 보여주는 레버리지 비율도 상승했다. 전체 증권사의 평균 레버리지 비율은 2010년 6.3배에서 올해 9.2배로 높아졌으며, 특히 대형 증권사는 같은 기간 5.6배에서 9.4배로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런 구조적 변화를 2016년 개편된 NCR 제도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과거에는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값을 NCR로 사용했다. 영업용순자본은 자기자본에서 현금화가 어려운 자산을 차감하고 보완자본을 더한 개념이며, 총위험액은 시장·신용·운영 위험을 반영한 수치다.

그러나 2016년부터는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차감한 금액을 필요유지자기자본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산식이 변경됐다. 이때 필요유지자기자본은 금융투자 업무별 최소 자기자본의 약 70% 수준으로 산정돼 업무 구성이 크게 변하지 않는 한 대부분의 증권사에서 사실상 고정된 값으로 작용한다.

보고서는 이런 산식 구조가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NCR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착시 효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분모가 거의 고정돼 있는 상황에서 자산이 증가하면 동일한 위험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NCR 수치가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행 기준으로 산출한 NCR 평균값은 2016년 이후 규제 기준인 100%를 지속적으로 크게 웃돌았지만, 기존 방식으로 계산한 NCR은 같은 기간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기존 NCR이 규제 기준인 150%에 근접할 정도로 낮아졌다.

또 현행 NCR은 금융기관의 기본적인 위험 신호인 레버리지 비율이 높아질수록 오히려 함께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는 등 실제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대형 증권사에 대해서는 과거 방식의 NCR 산식을 적용해 위험 민감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올해 12월부터 종합금융투자계좌(IMA) 도입으로 대형 증권사의 시장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는 만큼 관련 규제 정비가 시급하다고 봤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에 대해서는 건전성 관리 부담 등을 고려해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차등 규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