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회의론자’ 케네디 보건복지부 장관 정책 비판하자
美 소아과학회에 연 270억원 자금지원 중단
“영유아, 청소년 건강에 직접적 영향” 반발
美 소아과학회에 연 270억원 자금지원 중단
“영유아, 청소년 건강에 직접적 영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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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미국 텍사스주 러벅에 있는 공중보건부가 운영하는 백신의료원에서 한 아이가 MMR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미국 소아과학회(AAP)가 ‘백신 회의론자’로 유명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의 백신 정책을 비판하자, 보건복지부에서 학회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중단했다. 반대파는 정부 지원 중단으로 압박하는 전형적인 ‘트럼프식 길들이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보건복지부가 ‘정체성 기반 언어’ 사용과 부처 우선순위 집중 부족을 이유로 소아과학회에 대한 주요 보조금을 삭감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조금이 삭감된 분야는 영아 돌연사 감소, 청소년 건강 증진, 태아 알코올 증후군 예방, 자폐증 조기 발견 사업 등 총 7건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삭감된 보조금 규모는 총 수백만달러라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보조금 중단 사유로 학회가 ‘임신한 사람(pregnant people)’ 등과 같은 ‘정체성 기반 언어’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정체성 기반 언어는 인종, 성별, 성적 지향 등 특정 집단의 정체성을 강조하거나 반영하는 용어를 뜻한다. ‘임신한 여성(pregnant women)’이나 ‘임산부’ 같은 단어가 아닌 ‘임신한 사람’ 등으로 용어를 확장해 사용한 것이 부처의 지향점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학회가 부처의 우선순위인 ‘영양 및 만성질환 예방’에 충분히 집중하지 않았다는 것도 보조금 삭감 이유로 들었다. 앤드루 닉슨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 소아과학회에 수여됐던 이 보조금들은 더 이상 부처의 임무나 우선순위와 일치하지 않아 다른 단체들의 보조금과 함께 취소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핑계일 뿐, 학회가 케네디 장관의 백신 정책 변화를 비판해왔던 것이 보조금 삭감의 주 사유라는게 전반적인 분석이다. 소아과학회는 케네디 장관이 전문가의 조언을 외면하고 백신 정책을 일방적으로 변경해 공중보건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학회는 다른 의료단체들과 함께 케네디 장관의 코로나19 백신 정책 변경이 연방법을 위반했다고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정부의 보조금 지원 중단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반대파를 압박하기 위해 주로 동원하는 방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하버드 등 대학들에도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포기하라 요구하며 응하지 않으면 정부 보조금을 중단하겠다고 압박해왔다. 지난 뉴욕 시장 선거에서는 당시 민주당 소속 조란 맘다니 후보가 앞서자, 그가 당선되면 뉴욕에 대한 연방정부의 보조금을 중단하겠다고도 했다.
보건복지부의 보조금 삭감에 대해 마크 델 몬테 소아과학회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갑작스러운 (보조금)회수는 미국 전역의 영유아와 청소년, 그리고 그 가족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잠재적인 해를 끼칠 것”이라고 밝히며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연방 보조금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소아과학회는 올해 보건복지부로부터 1840만 달러(약 270억 원)의 연방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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