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2심부터 복수 재판부 도입하기로 했지만
법조계 “여전히 위헌 소지 사라지지 않았다”
법조계 “여전히 위헌 소지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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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왼쪽)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연내 국회 본회의 처리를 공언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둘러싸고 위헌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은 우려가 제기됐던 조항들을 바꾼 수정안을 제시하면서 위헌성 문제가 해소됐다는 입장이지만, 법조계에서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자체가 헌법에 반한다”는 지적이 거듭되고 있다. 이미 발생한 특정 사건을 다루기 위해 별도 재판부를 만드는 것은 ‘사건 무작위배당 원칙’에 어긋나고, 재판부가 정치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게 된다는 비판이다.
서울 지역의 한 현직 판사는 18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여당이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수정안과 관련해 “법관들 사이에선 특정 사건을 두고 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보는 의견이 많다”라며 “사후에 재판부를 설치하겠다는 것도 헌법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검찰 간부 출신인 변호사도 “민주당은 논란이 일자 일부 수정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위헌 소지는 사라지지 않았다. 특정 재판부가 특정한 사건을 다룬다는 본질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여전히 공정성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여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둔 법조계와 학계 등의 비판이 거듭되자 위헌 소지를 해소하겠다며 수정안을 내놨다. 이 수정안을 바탕으로 최종안을 마련해 내주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방침이다. 수정안은 당초 1심부터 설치하기로 했던 전담재판부를 2심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이미 내란 혐의 재판 1심은 진행이 돼왔는데 임의로 재판부를 변경하는 것은 공정하게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지적을 반영한 결과다. ‘무작위 배당원칙’ 적용을 위해 복수의 재판부를 두는 방안도 잠정 결정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천 과정과 관련해선 판사회의 등 법원 내부에서만 추천 권한을 갖는 방향으로 수정하기로 했다. 법무부 장관과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등 외부 인사가 추천에 관여하면 재판 독립을 침해한다는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최종적인 재판부 판사 임명은 대법관회의를 거쳐 추천위원회가 추린 명단 중에서 대법원장이 임명하도록 했다. 대법원장과 대법관이 아닌 법관은 대법관회의의 동의를 얻어 대법원장이 임명하도록 하는 헌법 104조에 따르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민주당은 특정 사건 및 특정인을 겨냥한 재판부 설치라는 비판을 의식해 법안명에서 ‘12·3 윤석열 비상계엄’이라는 문구도 삭제했다. 기존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을 ‘내란 및 외환 전담재판부 설치에 관한 특별법’으로 변경했다.
민주당의 수정안 마련에도 법조계에서는 여전히 위헌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심부터 내란을 전담하는 복수의 재판부를 두기로 했지만, 여전히 ‘사건 무작위 배당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특정한 사건에 대해서 특정한 판사를 배정한다는 점에는 변화가 없다”며 “사법부 독립 원칙에 맞지 않고, 불특정 재판부가 배정돼야 한다는 대원칙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피고인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한 것이고, 특정한 결론을 유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헌성이 있다는 문제는 원안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로 재판이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피고인이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을 신청해 재판부가 이를 헌법재판소에 제청하면 해당 재판은 중단된다.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피고인은 헌법소원도 낼 수 있다.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피고인이 위헌법률심판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은데, 재판이 중지되고 늦어지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라며 “여당은 재판을 빠르게 진행하겠다는 취지로 법안을 마련했다고 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