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부터 임상·마케팅 부문 등
‘데이터 문해력’ 사업 개발 필수요소
디지털 능력 갖춘 ‘T자형 인재’ 각광
‘데이터 문해력’ 사업 개발 필수요소
디지털 능력 갖춘 ‘T자형 인재’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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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약·바이오 업계가 AI·데이터 활용 능력을 갖춘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챗GPT를 활용한 AI 생성 이미지. |
AI 기술 도입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의 직무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기존에는 생명과학·의약·화학 등 ‘도메인 지식(Domain Knowledge)’이 채용의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데이터 분석 능력과 디지털 도구 활용 역량이 결합된 ‘융합형 인재’가 부상하고 있다.
AI 기술이 신약 개발이라는 연구 영역을 넘어 임상, 마케팅, 조직 문화 전반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약사·연구원만 뽑지 않는다”…개발자 모시는 R&D = 변화의 바람이 가장 거센 곳은 연구개발(R&D) 조직이다. 신약 후보 물질 탐색과 구조 예측 과정에 AI가 필수 도구로 자리 잡으면서, 전통적인 실험실 연구(Wet Lab) 경험에 컴퓨터 시뮬레이션(Dry Lab) 역량을 겸비한 인재가 귀한 몸이 됐다.
대웅제약은 올해 신약센터 AI 신약팀을 중심으로 생물학적 지식과 데이터 핸들링이 동시에 가능한 ‘하이브리드 인재’ 확보에 나섰다. 단순 연구 능력을 넘어 자체 AI 데이터베이스 ‘데이비드(DAVID)’를 활용해 신약 타겟을 발굴하고 기획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 역량을 핵심 요건으로 명시했다.
SK바이오팜은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확장에 맞춰 인력 확보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에는 ‘디지털 헬스케어(Digital Therapeutics) R&D’ 직군 채용을 진행, 딥러닝 프레임워크(Deep Learning Framework)와 생체신호 분석에 능통한 IT 개발자 출신을 자격 조건으로 제시했다. 뇌전증 환자의 생체 데이터를 분석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사업 등을 위해 제약사의 전통적 채용 공식을 깬 사례다.
▶마케팅도 ‘데이터’…SQL 짜는 마케터 채용 = 임상과 마케팅 영역에서도 ‘디지털 역량’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임상 분야에서는 분산형 임상시험(DCT) 도입에 따라 환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원격 모니터링 기술을 이해하는 ‘디지털 임상 전문가’ 수요가 늘고 있다.
마케팅 직무도 마찬가지다. 관계 중심의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 데이터 기반의 정밀 타겟팅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GC녹십자가 최근 진행한 ‘데이터·마케팅 분석 채용연계형 인턴’ 모집이 대표적이다. 영업 경험이나 대인 관계 기술을 강조하던 과거와 달리, 이번 공고에서는 ‘타겟 마케팅을 위한 머신러닝(ML) 모델 개발 경험’과 ‘SQL 활용 능력’을 필수 자격 요건으로 제시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전 직원의 AI 전사화”…내부 육성도 활발 = 외부 영입뿐만 아니라 내부 임직원을 ‘AI형 인재’로 육성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올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AI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교육’을 도입했다. 연구원뿐만 아니라 계약 검토, 리스크 분석, 문서 요약 등 일반 행정 업무에도 생성형 AI를 적용하기 위해 전사적인 ‘데이터 리터러시(문해력)’ 강화에 나선 대표적 사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앞으로의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전문성’이라는 기둥 위에 ‘데이터·AI 역량’이라는 가지를 뻗은 ‘T자형 인재’가 표준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한다.
유영식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스카우트파트너스 부사장은 “제약·바이오 기업의 직무는 점진적으로 디지털·데이터 역량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실험과 데이터 분석을 모두 이해하고, 이를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연결할 수 있는 T자형 인재(T-shaped talent)가 업계의 핵심 리더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은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