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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남산 곤돌라 공사 제동…서울시 “납득 어려워, 즉시 항소”

서울행정법원, 한국삭도공업(원고) 승소 판결
서울시 “공익성 배제된 판결, 즉시 항소”

서울 남산케이블카 [한국삭도공업 제공]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서울의 남산 곤돌라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남산 케이블카 독점은 더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법원 판결에 납득할 수 없다며 즉시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나진이 부장판사)는 19일 남산 케이블카 운영사 한국삭도공업 등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도시관리계획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현행 녹지법령을 보면 구역 내에서 높이 12미터(m)를 초과하는 건축물(지주)을 설치하는 게 불가능하다. 피고(서울시)는 높이 제한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주를 설치하는 주된 목적으로 이 결정을 했다고 보여 남산 곤돌라 설치라는 동일한 행정 목적을 위한 단계 처분이라 판단된다”면서 “피고는 케이블카 회사가 독점 운영해 막대한 수익을 거둔 사정 등을 주장하지만 그런 사정만으로 원고 적격 자체를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남산 케이블카는 1961년 정부가 사업 면허를 부여할 당시 유효기간을 두지 않으면서 한국삭도공업의 장기 독점이 이어졌다. 긴 대기 시간과 휠체어 이용 불편 등이 제기되자 서울시는 예장공원과 남산 정상부를 잇는 곤돌라를 신설해 교통약자 접근성과 대기난을 해소하고 운영수익을 남산 생태보전기금에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이후 지난 2024년 남산 곤돌라 공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한국삭도공업이 같은 해 8월 곤돌라 공사를 위한 도시관리계획 변경이 위법하다며 취소소송과 집행정지를 제기했고 법원은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 결정은 지난 3월 항고심에서도 그대로 유지돼 공사는 중단돼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 곤돌라 설치 사업은 1년이 넘도록 중단된 상태다. 시는 교통약자 및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해 명동역 인근에서 남산 정상부까지 832m 구간을 오가는 곤돌라를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서울시는 서울행정법원의 남산 곤돌라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 처분 취소 판결에 대해 “공익성이 배제된 판결”이라며 “즉시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이번 판결이 도시관리계획 결정 과정에서 서울시가 준수한 절차적 정당성과 법률상 요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납득 못할 판단”이라며 “해당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 처분은 도시자연공원구역 변경 요건을 갖춘 행정조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남산 곤돌라는 이동약자·노약자 등 그동안 남산 접근이 쉽지 않았던 교통약자의 접근성을 보장하고, 특정 민간 중심으로 운영되어 온 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서울시의 핵심 정책”이라며 “항소심에서 도시관리계획 변경의 적법성, 정책적 필요성, 공익성을 명확히 입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산곤돌라 캐핀 조성안. [서울시 제공]

한편, 서울시는 이번 소송과 별개로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곤돌라 사업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시는 민·관 협의체 ‘남산발전위원회’를 통해 시민 의견을 폭넓게 청취하고 이달 초 발표한 남산을 세계인이 찾는 글로벌 명소로 재정비하기 위한 종합대책 ‘더 좋은 남산 활성화계획’을 체계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김창규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법원의 이번 1심 판결은 서울시가 ‘남산의 공공성 회복’이라는 원칙 아래 추진해 온 정책적 판단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결정”이라며 “즉각 항소하여 법적·정책적 정당성을 바로 잡고 남산의 접근성을 회복해 ‘모두의 남산’으로 돌려드리기 위한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