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한 자치구 4급 승진자 예상돼 결과 발표돼 눈길...서열 1위에도 불구하고 승진 낙마한 간부 위로 필요 의견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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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청 |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공직자에게 승진은 단순한 인사가 아니다.
조직에 몸담고 있는 동안 승진은 존재의 이유이자, 한 해 동안의 성과와 헌신에 대한 평가다. 그래서 승진 시즌이 되면 공직사회에는 늘 웃는 얼굴과 고개 숙인 얼굴이 함께 교차한다.
서울시와 25개 자치구도 예외는 아니다.
조직 규모는 서울시에 비해 작지만, 자치구 공무원들의 승진 경쟁은 결코 느슨하지 않다. 오히려 자리가 한정돼 있는 만큼 체감 경쟁은 더 치열하다.
서울의 한 자치구는 19일 오후 4·5급 승진자를 발표했다.
4급(서기관)은 자치구에서 국장으로 올라설 수 있는 자리다. 9급으로 공직에 입문한 공무원에게는 30년 넘게 인생을 바쳐 도달할 수 있는 사실상 ‘공직의 정상’과도 같은 자리다.
이 때문에 행정지원과, 기획예산과, 자치행정과 등 핵심 부서 과장들은 대부분 4급 승진을 공직 생활의 마지막 목표로 삼고 묵묵히 일한다. 그러나 결과 발표의 순간은 늘 냉정하다.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후배에게 자리를 내줘야 할 때의 허망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특히 서열 1위자가 뒷번호에게 밀릴 경우 상실감은 너무 커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 4급 승진 경쟁에서 고배를 마신 한 과장은 상사와 동료들의 위로를 받았지만, 마음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이번에는 어렵다”고 체념했던 이들이 뜻밖의 승진 소식을 접하며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특히 해당 자치구에서 근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승진 영광을 안은 경우, 기쁨과 함께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이 교차하는 복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도 포착된다.
또 다른 두 자치구는 비교적 분위기가 안정적이다. 예상대로 4급 승진 대상자 2,3명이 승진하면서 내부 잡음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자치구 한 국장은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인사여서 조직 분위기가 비교적 차분하다”고 전했다.
선출직 구청장의 인사 판단도 변수다.
승진자 결정 과정에서 업무 성과는 물론, 출신과 조직 안배가 함께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지역 안배와 내부 결속을 감안한 인사 기조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승진의 문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6개월 뒤면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온다. 이번에 고배를 마셨다고 해서 인생 전체가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공직에 몸담고 있을 때는 승진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이지만, 막상 퇴직 이후를 돌아보면 ‘어느 자리에 있었느냐’보다 ‘어떻게 일했느냐’가 더 오래 남는다.
이번 결과에 연연하기보다,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다음을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