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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커피값 더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고환율이 수입물가 부추겼다

커피 수입 단가 5년간 3배…원화 환산땐 거의 4배
소고기도 달러기준 30%… 원화기준 60.6%로 두배
환율 영향 수입 원재료 올라 외식 물가 등 상승 압박

집에서 커피를 추출하는 기계를 이용해 커피를 내리는 모습.[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커피가 더 이상 부담 없는 기호식품이 아닌 시대가 오고 있다.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사실상 국제 원두 가격 급등에 환율 영향까지 겹치면서 국내 가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수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커피 수입물가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할 때 지난 달 달러 기준으로 307.12이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379.71로 나타났다.

커피 국제 시세가 급등한 탓에 달러 기준 수입 단가도 5년간 3배로 치솟았지만, 환율 영향까지 반영하면 원화 환산 가격은 5년 새 거의 4배로 오른 셈이다.

소고기 수입 물가는 달러 기준으로 5년간 30% 상승했다. 하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60.6% 올라 상승 폭이 두 배에 이른다.

수입 돼지고기는 같은 기간 달러 기준 5.5% 오르는 사이 원화 기준으로는 30.5% 상승했다. 수입 닭고기는 원화 기준으로 92.8% 올랐다.

5년간 신선 수산물은 수입 물가가 달러 기준으로는 11% 하락했지만 원화로는 10% 상승했다. 냉동 수산물도 이와 비슷하다.

치즈는 원화 기준으로 약 90% 상승했다. 과일은 원화 기준 30.5% 올랐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콩(37.2%), 옥수수(35.3%), 밀(22.1%)도 원화 기준으로 20% 넘게 상승했다.위스키는 31.5%, 와인은 20% 각각 올랐다.

주스 원액은 120.2%나 뛰었다. 냉동 채소는 82.8%, 견과 가공품은 61.6% 각각 상승했다.

설탕의 원료인 원당(51.7%)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소고기 제품을 고르고 있는 모습. [연합]

수입물가지수를 용도별로 보면 5년간 중간재 음식료품이 달러 기준 50.6% 오르는 사이 원화 기준으로는 86.2% 올랐다.

원재료 농림수산품은 달러 기준으로 21.1% 오르는 동안 원화 기준으로는 49.7% 상승했다. 특히 농산물은 원화 기준 62.4% 올랐으며 축산물은 50.8%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간을 지난 1년으로 좁혀 보면 달러 기준 수입 물가는 하락했지만 원화로 환산한 수입 물가를 보면 오히려 옥수수, 과일, 커피, 어육, 주스 원액 등의 품목이 상승했다.

커피는 1년 전보다 달러 기준으로는 1% 떨어졌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3.6% 올랐다.

과일 수입 물가는 1년간 달러 기준 2.8% 내렸으나 원화로 환산하면 1.8% 상승했다.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21년까지 1100원대를 유지하다 2022년 1200원대 후반으로 급등한 이후 꾸준히 올라 올해 1400원을 훌쩍 넘어섰다. 올해 4분기 평균 환율은 1450원 수준이다.

수입 물가 상승은 농산물, 축산물, 수산물 외에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도 끌어올린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설탕이나 밀가루 등의 원료를 많이 수입한다. 국산은 국산대로 기후변화로 가격이 오르는데 수입산도 환율 영향으로 비싸지면 가공식품까지 식료품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식료품은 소비자 필수 품목이라 물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식품산업의 주요 원료에 대한 국산 사용 비중은 지난 2022년 28.9%에 그친다. 특히 옥수수, 소맥(밀), 소맥분(밀가루), 원당, 대두 등은 거의 수입에 의존한다.

기업들은 원가 부담을 호소하면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한 종합식품기업은 “환율이 올라 큰일”이라면서 “원재료나 포장재 등의 수입 비중이 큰데 원가 상승으로 가뜩이나 낮은 영업이익률이 더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