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첫 해외 생산기지 확보…총 84.5만ℓ ‘초격차’ 완성
기존 물량 승계로 올해 수주 6조8190억 달성…‘역대 최대’
송도 ‘메가 플랜트’·미국 ‘전진 기지’…완벽해진 ‘이원화’ 전략
기존 물량 승계로 올해 수주 6조8190억 달성…‘역대 최대’
송도 ‘메가 플랜트’·미국 ‘전진 기지’…완벽해진 ‘이원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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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메릴랜드주 락빌에 위치한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 휴먼지놈사이언스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창사 14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 생산기지를 확보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그동안 인천 송도에 집중됐던 생산 거점을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본토로 확장하는 동시에, 계약 승계 효과에 힘입어 사상 최대 수주 실적을 갈아치웠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2일 미국 메릴랜드주 락빌에 위치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2억8000만달러(약 4136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 공식이 ‘양적 팽창’에서 ‘지리적 확장’으로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승부수라는 평가다.
이번 인수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송도-락빌’로 이어지는 이원화된 생산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기존 인천 송도 사업장(1~5공장, 78만5000리터)은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대량 생산을 전담하는 ‘글로벌 제조 허브’ 역할을 지속한다.
반면, 이번에 확보한 미국 락빌 공장(6만리터)은 북미 고객사들의 지근거리에서 임상용 시료나 중소 규모 상업 생산을 담당하는 ‘현지 밀착형 전진 기지’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물리적 거리를 좁혀 미국 내 빅파마 및 바이오텍과의 접점을 늘리고, 신속하고 유연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공장과 함께 ‘실적’도 샀다… 수주액 6.8조 ‘역대 최대’
새로운 공장을 짓는 대신 기존 가동 공장을 인수하는 ‘브라운필드(Brownfield)’ 방식을 택한 것은 ‘신의 한 수’로 꼽힌다. 브라운필드 방식은 기존 시설을 인수해 즉각적인 생산이 가능한 방식으로, 공장 건설에 드는 3~4년의 시간을 단축했을 뿐만 아니라, 즉각적인 실적 증대 효과까지 거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계약을 통해 GSK가 기존에 생산하던 제품 계약을 그대로 승계했다. 이로써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총 6조8190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수주액(5조 4035억원)보다 26.1%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단순히 덩치만 키운 것이 아니라, 인수와 동시에 안정적인 일감과 매출을 확보하며 ‘실속’까지 챙기게 됐다. 회사는 락빌 공장의 숙련된 현지 인력 500여명도 전원 고용 승계해 2026년 1분기 인수 완료 즉시 가동에 들어간다.
생산능력 84.5만ℓ…생물보안법 파고 넘는 ‘초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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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
미국 락빌 공장이 더해지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능력은 84만5000리터에 달하게 된다. 이는 글로벌 경쟁사인 스위스 론자,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등을 압도하는 세계 1위 규모다.
특히 이번 인수는 대외 리스크를 기회로 바꾼 전략적 판단이기도 하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생물보안법’으로 중국 기업들의 입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미국 내 생산 거점을 선점함으로써 반사이익을 넘어선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이다.
아울러 ‘메이드 인 아메리카’를 강조하는 트럼프 행정부 기조에 맞춰 현지 생산 및 고용을 확보해 규제 리스크도 완벽하게 방어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번 인수는 글로벌 산업 발전과 미국 내 제조 역량 강화를 위한 회사의 전략적 결정”이라며 “글로벌 고객에게 유연하고 안정적인 생산 옵션을 제공하며 CDMO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레지스 시마르 GSK 글로벌 공급망 총괄 사장은 “장기 파트너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락빌 생산시설을 인수함으로써, 미국 환자들을 위한 주요 의약품의 생산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며 “GSK 역시 글로벌 공급망 운영의 대응 역량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