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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무방비’ 대기업도 마찬가지 기업 52% “내년 경영 여건 어렵다” [내년에도 기업 옥죄는 환율]

한경협 매출 상위 1000대 기업 설문
업황 부진 속 외환시장 등 불확실성 지속
“규제완화·내수진작…속도감 있게 추진을”


국내 주요 기업의 절반 이상이 내년 경영 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2026년도 최대 대외 리스크로 환율을 꼽았는데, 그만큼 가파르게 오른 원달러 환율이 기업들에 원가 등 비용 면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등락폭이 큰 데 따른 불확실성도 경영 계획 수립에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시장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기업 경영 환경 인식 조사’ 결과(150개사 응답 기준)를 22일 발표했다.

응답 기업의 과반(52%)은 내년 경영 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고, 특히 매우 어렵다고 전망한 기업도 18%에 달했다. 반면 양호할 것으로 전망한 기업은 44.7%, 그 중에서도 매우 양호를 전망한 기업은 3.4%에 그쳤다.

내년 경영 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 기업들은 업황 부진(31.6%)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고, 경기 침체 지속(26.5%), 글로벌 불확실성 지속(21.4%), 원가·인건비 등 각종 비용 부담 확대(10.7%) 등을 차례로 꼽았다.

내년 대내 경영 리스크 요인으로는 내수 부진 및 회복 지연(32.2%)을 가장 큰 이유로 봤다. 다음으로는 인플레이션 심화(21.6%), 금리 인하(또는 인상) 지연(13.1%), 정책 및 규제 불확실성(12.5%)이 뒤를 이었다.

글로벌 리스크 요인으로는 환율 등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26.7%), 보호무역 및 수출 장벽 확대(24.9%), 세계경제 둔화 및 회복 지연(19.8%), 에너지·원자재 등 수입 물가 불안(15.3%) 순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실적 부진(29.8%), 원자재 등 공급망 관리 어려움(22.2%), 기술 혁신 및 신사업 발굴 지연(11.1%) 등의 경영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협은 “내수 부진과 고환율 등 경기 하방 요인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로 내년 경영 여건에 대한 기업들의 부정적 인식이 커진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에 기업들은 내년도 중점 경영전략으로 기존 사업 고도화(34.4%), 미래 먹거리 발굴(23.6%), 시장 다변화(18.2%),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 및 운영 효율화(8.2%) 등을 주요 전략으로 지목했다.

한경협은 기업들이 AI(인공지능) 전환, 탄소중립 등 급변하는 경영 트렌드에 대응하는 동시에 심화되는 글로벌 경쟁 속 생존 활로를 모색하고자 주력 사업 재편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기업들이 겪는 경영 애로는 실적 부진(29.8%), 원자재 등 공급망 관리 어려움(22.2%), 기술 혁신 및 신사업 발굴 지연(11.1%)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과제로는 기업 규제 완화 및 규제 시스템 혁신(18.9%), 내수 진작(17.8%), 통상 불확실성 해소(16,9%), 금융·외환시장 안정화(15.8%) 등이 제시됐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불안정한 대외 여건과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기업들은 내년 경영에 부담을 느끼는 중”이라며 “경제 성장을 이끄는 주체인 기업들의 활력이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가 과감한 규제 혁신과 함께 첨단·신산업 투자 지원, 내수·수출 활성화 정책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환율 등의 대외 변수로 국내 대기업 10곳 중 4곳가량은 내년 투자 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경협이 지난달 19∼24일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10곳 중 43.6%는 ‘내년도 투자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투자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15.5%였다. 작년 조사와 비교해 ‘계획 미정’은 13%포인트 감소했고, ‘계획 없음’은 4.1%포인트 증가했다. 계획을 수립했다는 응답은 40.9%로 8.9%포인트 늘었다.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