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김병기 전격 수용의사 밝혀
野선 “대통령, 한학자 만남 답하라”
국힘·개혁신당 특검안 받을지 주목
내란재판부법·조작정보 근절법…
국힘 필리버스터 예고 ‘극한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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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못 받을 것도 없다”며 야권이 요구하는 통일교 특검을 수용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도 한학자 통일교 총재를 만났는지 국민이 궁금해하고 있다”며 통일교 특검 압박 수위를 높였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억지로 주장한다”면서도 “그러나 못 받을 것도 없다. 국민의힘 연루자 모두를 포함시켜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도 좋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회의에서 “통일교에 대한 특검을 하자”며 통일교 특검 수용을 공식화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에 “뭔가 착각한 것 같다. 마치 민주당이 뭐라도 있어 특검을 회피하는 줄 알고 앞장서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는 내란·김건희·순직해병 등 3대 특검의 미진한 부분을 한데 모아 2차 종합특검을 추진하되, 통일교 연루 의혹은 특검으로 접근하기보다 경찰 수사부터 지켜보자던 그간의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민주당의 통일교 특검 전격 수용에는 여론의 요구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19일 발표한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2%가 통일교 특검에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의 통일교 특검 찬성이 67%에 이르렀다.(응답률 10.8%,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은 “만시지탄이지만 전향적인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특검은) 지극히 당연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의원총회에서 “좋다. 특검을 수용한다니까 만나서 바로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통일교 연루 의혹을 이 대통령에 겨누며 공세를 높여가던 상황이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를 만났는지 전혀 답하지 못하고 있다. 그 자체가 통일교 게이트 특검의 필요성을 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이 야권에서 제안하는 특검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전날 송 원내대표와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특검법 공동 발의에 합의했다. 법원이 특검 후보 2명을 추천하면 그중 1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제3자 추천’ 방식으로. 특검을 임명해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과 민중기 특검(김건희 특검)의 통일교 관련 편파 수사 의혹 등을 수사하는 ‘단일 특검’을 추진하기로 했다.
개혁신당은 통일교 연루 의혹에서 양당에 비해 자유로운 만큼, 개혁신당이 특검을 추천하거나 추천된 특검을 스크리닝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양보한 것이다. 국민의힘도 통일교와 국민의힘의 유착 관계를 수사하던 민중기 특검에 대한 ‘쌍특검’ 주장을 잠시 접었다.
반면 민주당은 특검 추천 방식에 관해 “협의 과정에서 논의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특검 대상을 놓고도 “여야 정치인 누구도 예외 없이 모두 포함해 특검할 것을 제안한다”는 입장이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 인사를 총망라한 건 당연한 조건”이라며 “원내지도부는 지금 산적한 수백 건의 민생법안 처리를 협상카드로 활용할 수 있지만, 그런 것들조차 사전에 협상카드로 고려하지 않고 통일교 특검을 전격 수용했다”고 강조했다.
야권은 통일교 특검이 민주당 인사들만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송 원내대표는 “‘대장동 시즌 2’가 되면 안 될 것”이라며 “사실상 또다시 야당을 탄압하는 특검만 하겠다고 생각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탄절을 앞둔 여야는 22일 열린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을 놓고 본격적인 대치 정국에 돌입했다.
당초 민주당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먼저 상정하려 했으나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위헌 논란이 불거지면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먼저 상정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국민의힘은 법왜곡죄 신설, 대법관 증원, 4심제 도입,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권한 확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을 ‘사법 파괴 5대 악법’과 ‘국민 입틀막 3대 악법’으로 규정하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채비를 마쳤다.
송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수정안은 여전히 위헌성 요소가 많이 남았고,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조차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면서 “정부와 여당에서 법을 만드는 것을 호떡 뒤집듯 쉽게 생각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수정안과 관련 “무엇보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입김을 최대한 차단한 점이 이번 수정안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국회법에 따라 필리버스터 개시 24시간이 지난 뒤 종결 동의안이 제출되면, 그 시점부터 토론 종결 표결을 실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은 23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24일 각각 범여권 주도로 처리될 전망이다.
양대근·주소현·김해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