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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1인당 평균 성과보수 1.6억…금감원 “단기 실적주의 끝내야”

성과보수체계 선진화 세미나
성과보수 전년 대비 32% ‘쑥’
작년 금투업계만 9700억 수령
형식적 이연·환수 ‘0건’ 문제 지적
장기성과 연계·클로백 강화

[연합]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인당 1억6000만원 총 1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성과급을 지급한 금융권의 보수 체계를 향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현재의 성과보수 체계가 단기 수익에만 치중해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을 해치고 있다고 판단,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금감원은 22일 학계·법조계 전문가 등과 함께 ‘금융회사 성과보수체계 선진화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보는 이날 세미나에서 “단기 실적에 치중한 성과보수체계는 금융사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고 금융소비자보호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성과보수체계 선진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실제 금감원이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회사 임직원 성과보수 총액은 1조39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1조557억원)와 비교해 32.2% 증가한 수치다. 업권별로 나눠보면 금융투자회사가 972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은행(1760억원) ▷보험(1363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금융투자 권역은 전년 대비 48.1%나 급증하며 전체 상승 폭을 견인했다.

1인당 평균 성과보수는 1억5900만원으로 11% 늘었다. 대표이사는 같은 기간 29.3% 늘어난 평균 5억3000만원을 받았으며, 지주사 대표가 9억30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문제는 성과보수체계가 여전히 단기 실적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금감원은 금융사들의 성과보수 운영 실태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금감원 점검 결과, 일부 금융사는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성과보수를 나눠 지급하는 ‘이연 기간’도 법적 최소 기준인 3년에 맞춰 설정하는 등 장기 성과와 연계하지 않았다. 전체 금융사의 77.2%가 법적 최소치인 3년으로 이연 기간을 설정했다. 현금 지급 비중도 71.2%로 높았다. 성과보수 조정·환수 실적도 미미했다. 부실이 발생했을 때 성과급을 깎거나 환수하는 조치도 불명확했으며, 실제 환수 사례도 거의 없다. 지난해에도 직접적인 환수 사례는 없었다.

황 부원장보는 성과보수 체계 선진화를 위한 ▷건전한 성장 도모 ▷장기성과 연계 ▷리스크 관리 등 3가지 원칙을 강조했다. 먼저 금융소비자 보호 성과를 보수에 종합 반영하고, 투자성 존속기간과 보수 이연 기간을 일치시켜 실질적인 연계를 강화한다. 아울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고위험 업무에 대해서는 성과보수의 적정성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적시에 조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세미나에서는 장기성과 연계 강화, 클로백(환수) 제도 실질화, 최고경영자(CEO) 보수비율 공시 확대 등이 개선 방안으로 제시됐다. 김형석 카이스트 교수는 “현금성 보수 지급은 자제하고 성과조건부 주식 부여가 바람직하다”며 “퇴직·연금 계좌로 성과보수를 관리해 지급을 유보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유 토론에 나선 홍명종 세종 변호사도 “시장 자율에만 맡기면 과도한 리스크가 초래되고, 규제가 지나치면 기업의 창의성이 위축될 수 있어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금감원은 불합리한 관행에 대한 중점 점검을 지속하는 한편, 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