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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특사 임명에 외교 파장…덴마크 “영토 존중” 강력 반발

루이지애나 주지사 특사 임명 후 “그린란드 美 일부” 발언 논란
덴마크·그린란드 “병합 불가”…미 대사 초치 검토

2025년 3월 24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가 현대차 경영진과 함께한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AF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 문제를 전담할 특사를 임명하면서 미국과 덴마크·유럽 간 외교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덴마크 정부는 즉각 “영토와 주권은 존중돼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를 ‘그린란드 특사’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린란드는 미국의 국가안보에 핵심적으로 중요하다”며 “우리의 안전과 동맹, 세계의 생존을 위한 미국의 이익을 크게 증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랜드리 주지사도 엑스(X·옛 트위터)에 “그린란드를 미국의 일부로 만들기 위해 봉사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밝혀 논란을 키웠다. 다만 특사로서 구체적인 역할과 권한은 공개되지 않았다.

덴마크와 그린란드는 즉각 공동 대응에 나섰다. AP통신에 따르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22일 공동성명을 내고 “국경과 국가 주권은 국제법에 근거한 근본 원칙”이라며 “국제 안보를 이유로 다른 나라를 병합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프레데릭센 총리실도 “그린란드는 그린란드 주민의 것이며 미국이 병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덴마크 외교가도 강경한 메시지를 냈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특사 임명은 그린란드에 대한 지속적 관심을 보여준다”면서도 “모든 국가는 덴마크 왕국의 영토 보전에 대한 존중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덴마크 언론들은 미 대사를 초치해 항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린란드는 약 300년간 덴마크의 지배를 받다가 1953년 식민 통치 관계에서 벗어나 덴마크 본국의 일부가 됐으며, 2009년 자치정부법 제정 이후 외교·국방을 제외한 대부분의 정책에서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번 특사 임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출범 직후부터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편입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혀온 흐름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력 동원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겠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키웠고,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앞서 그린란드 주둔 미군 기지를 방문해 덴마크가 안보 투자에 소홀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유럽연합(EU)도 덴마크 편에 섰다. EU 집행위원회의 아누아르 엘 아누니 외교안보 담당 대변인은 “미국의 결정을 논평할 위치는 아니다”라면서도 “덴마크의 영토 보존과 주권, 국경의 불가침성은 EU에 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