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 발표
美관세 여파에 주요 수출 업종 타격 불가피
유동성 약화에 단기 차입 의존도 급증
금융권 전이 가능성은 제한적
한은 “회생 가능성 낮은 기업 구조조정해야”
美관세 여파에 주요 수출 업종 타격 불가피
유동성 약화에 단기 차입 의존도 급증
금융권 전이 가능성은 제한적
한은 “회생 가능성 낮은 기업 구조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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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천NCC와 롯데케미칼, LG화학 공장 등이 입주한 여수 석유화학단지.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미국의 관세 조치 여파로 자동차와 기계장비, 금속제품, 석유화학 등 주요 수출 업종의 이자지급능력이 전년 대비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하반기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금속제품·석유화학·운송장비·자동차·전기전자·기계장비 등 6개 업종의 이자보상배율은 전년 말 대비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상대적으로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와 기계장비는 대미 수출 감소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금속제품과 석유화학 업종은 글로벌 공급과잉 등 구조적 요인에 따른 수출 부진이 이자보상배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관세 충격이 본격화되기 이전부터 해당 수출업종들의 유동성 완충력은 과거보다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속제품 업종의 유동비율은 2021년 2분기 말 204.8%에서 159.2%로 45%포인트(p) 넘게 떨어졌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비율 역시 11.1%에서 8.9%로 하락했다. 이 밖에도 ▷전기전자(-30.5%p) ▷석유화학(-29.9%p) ▷운송장비(-13%p) 등도 유동비율이 두 자릿수 급락세를 보였다.
석유화학과 금속제품의 경우 단기 차입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다. 석유화학 업종의 단기차입금 비중은 2021년 2분기 35.8%에서 올 2분기 51.9%로 급등했다. 같은 기간 금속제품도 41.4%에서 56.4%로 뛰었다. 운송장비(단기차입금 비중 65.4%)와 전기전자(54.2%) 역시 10%p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한은은 “2분기 말 시점부터 수출기업들의 유동성 대응능력이나 차입구조의 안정성이 이미 저하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관세 부과에 따른 기업들의 재무건전성 저하가 가시화될 경우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한은은 금융시스템 전반의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봤다. 금융권 기업대출 중 주요 수출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기 말 기준 16.9% 수준이다. 이자지급능력 하락이 예상되는 자동차·기계장비·금속제품·석유화학 등 4개 업종의 비중은 12.5% 수준에 그친다는 설명이다.
금속제품·석유화학·운송장비·기계장비 업종의 경우 연체율이 상승세를 보였으나 1%를 밑돌았다. 현재까지는 주요 수출 업종 전반에서 연체율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금융시스템 전반의 안정성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석유화학 업종의 연체율은 2021년 3분기 0.26%에서 0.43%로, 금속제품은 0.45%에서 0.9%로 소폭 상승했다.
다만, 석유화학과 금속제품의 경우 시장 대응 여력이 약화된 만큼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와 경쟁력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금융기관은 신용위험 관리에 유의하면서도 기업 부문의 안정적인 신용 공급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책당국은 수출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금융 지원을 마련해되 구조적 문제로 회생 가능성이 낮은 기업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