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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원도 비싸” 마트·편의점 ‘저가 전쟁’

이마트 ‘와우샵’ 1000~5000원 균일가
편의점도 초저가 뷰티 매출 급증
소용량·소포장 구성 건기식도 인기
‘가성비 소비’ 유통경쟁 재편 이끌어

이마트 왕십리점 와우샵 강승연 기자

“여기다, 여기.” 일요일인 지난 21일 찾은 이마트 왕십리점. ‘와우샵’(₩o₩ SHOP)이라고 적힌 노란색 팻말들이 눈에 띄었다. ‘초저가 베스트’, ‘1000원 균일가’라며 시선을 사로잡는 문구에 카트를 끌고 이동하던 소비자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매장 곳곳을 둘러봤다.

어머니를 모시고 온 60대 주부 장모 씨는 “주변에서 와우샵 얘기를 듣고 장 보러 나온 김에 들렀다”며 “마침 필요한 간편 보관용기가 1000원이라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30대 선모 씨는 “같은 건물에 있는 다이소를 가려고 했는데 그러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연말 파티용 유리잔을 카트에 담았다.

와우샵은 1340여개의 초저가 제품을 판매하는 생활용품 편집숍이다. 다이소처럼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균일가로 판매한다. 전체 상품의 64%는 2000원 이하, 86%는 3000원 이하다.

4950원짜리 초저가 화장품도 와우샵 한편에 모아놨다. LG생활건강과 손잡고 지난 4월 론칭한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부터 애경산업, 토니모리, 코스모코스, 끌레드벨 등과 협업해 제작한 화장품까지 다양했다.

이마트는 연말까지 왕십리점 외에도 은평점, 자양점, 수성점 등 4개 점포에 와우샵을 선보인 뒤 추가 도입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이마트는 4950원 화장품, 5000원 이하 식품·생활용품 ‘5K프라이스’ 등 초저가 전략을 추진 중이다.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근거리 채널인 편의점도 5000원 이하 뷰티·건강식품 등 초저가 상품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GS25에 따르면 올 1~11월 뷰티 상품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5% 신장했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전개하는 3000원 균일가 소용량 화장품 매출이 6배 가까이(495.7%) 급증했다.

올해 화장품 판매수량 2~5위도 ‘리틀리위찌 틴트’, ‘손앤박 립앤치크’, ‘마녀공장 클렌징’, ‘마데카 21’ 등 GS25가 뷰티 브랜드와 기획, 판매하는 3000원 제품군이었다. 무신사와 손잡고 판매하는 위찌의 글로스·섀도의 경우 6월 출시 초에 비해 최근 매출이 7배 이상 폭증했다.

CU 역시 올 1~11월 건강식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8.3% 늘었다. 이에 힘입어 CU는 전국 6000여 점포의 건강기능식품 판매 인허가를 취득하고 지난 7월부터 종근당, 동화약품 등 제약사와 협업한 건기식을 판매하고 있다. 10일치 단위 소용량·소포장 구성으로 가격을 5000원에 책정했다.

5000원 이하 화장품 매출 역시 1~11월 누계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0.3% 증가했다. 화장품 매출의 약 70%를 10~20대가 차지하는 등 가성비를 선호하는 잘파 세대의 소비 트렌드에 맞춘 전략이 주효했다. CU는 상품군을 대폭 늘리고 내년 뷰티 특화 편의점을 1000점 이상 늘릴 계획이다.

유통채널들이 초저가 제품을 선보이는 배경으로는 내수 침체와 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꼽힌다. 소비자들이 지출 부담이 덜한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에 몰리는 데다, 다이소가 다양한 카테고리로 제품군을 확장하자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맞불 전략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제 시장에서 바라보는 체감경기는 바닥 수준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소매유통업체 30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유통산업 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국내 소매유통시장 성장률은 0.6%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편의점은 정체 수준인 0.1% 성장, 대형마트는 -0.9%의 역성장이 예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소비심리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소량 구매 트렌드에 맞춘 저가 전략이 대세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