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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따라해” 젠틀몬스터, 블루엘리펀트에 법적대응 나섰다

젠틀몬스터 운영사, 부경법 위반 혐의 민형사 소송
33개 제품 유사성 확인…99.9% 유사 모델도 확인
“3년 동안 최소 200억 불법 수익 얻어” 의심 정황

젠틀몬스터가 모방 의혹을 제기한 B사의 아이웨어 제품들. 강승연 기자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후발 브랜드인 블루엘리펀트가 제품과 매장 공간을 따라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젠틀몬스터를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 관계자는 23일 “국내 아이웨어 브랜드 B사에 대해 법적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아이아이컴바인드 측이 사명을 밝히진 않았지만, 모방 논란을 일으킨 B사는 블루엘리펀트로 알려졌다.

블루엘리펀트는 2019년 설립된 이후 제품 디자인과 매장 콘셉트가 젠틀몬스터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이 때문에 국내외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는 두 브랜드가 같은 공장에서 생산된다거나, 자매 회사 또는 자매 브랜드라는 불확실한 정보가 확산되기도 했다.

아이아이컴바인드 측은 젠틀몬스터가 다른 아이웨어 브랜드와도 사업상·제조상 연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 젠틀몬스터 제조 위탁 공장들은 블루엘리펀트로부터 주문을 받은 적이 없거나 해당 브랜드를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또 외부 전문업체를 통해 3D 스캐닝 분석을 진행한 결과, 33개 제품에서 유의미하게 높은 수준의 디자인 유사성이 확인됐다. 2021년 8월 출시된 ‘JEFF’ 모델은 2023년 3월 출시된 블루엘리펀트 유사 제품과 99.9441%의 유사도를 보였다.

아이아이컴바인드 관계자는 “33개 모델 중 13개가 99% 이상, 28개가 95% 이상의 유사도를 나타냈다”며 “현재 구하지 못하는 모델까지 고려하면 유사 제품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젠틀몬스터는 제품 콘셉트 선정부터 시제품 테스트, 양산, A/S까지 11개 단계를 거친다. 이 때문에 모델 하나를 제작하는데 1년이 걸리기도 한다. 또 아세테이트 소재를 제품의 프레임 모양으로 깎아내는 ‘절삭 가공’ 방식을 사용한다. 일일이 깎아 제작하기 때문에 같은 모델도 95~96%의 유사도를 보인다.

왼쪽 상단에 있는 젠틀몬스터 ‘JEFF’ 모델과 옆의 B사 모델은 3D 스캐닝 분석 결과 99.9441%의 유사도를 나타냈다. 두 모델은 렌즈를 서로 교환해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유사도가 높았다. 강승연 기자

회사 관계자는 “젠틀몬스터는 아세테이트로 절삭, 연마, 조립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B사는 플라스틱 용액을 금형에 부어 제작하는 ‘사출 성형’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에서는 젠틀몬스터 제품을 3D 스캐닝해 도안을 만들거나 아예 공장에 맡겨 찍어내기 때문에 ‘(제품 제작에) 한 달이면 충분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아이웨어 제품을 보관하는 파우치 역시 젠틀몬스터가 2021년 선보이고 2년 뒤 유사한 디자인으로 등장했다. 2023년 5월엔 블루엘리펀트 대표 명의로 출원, 등록된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올해 3월 특허심판원에 해당 디자인에 대한 무효 심판을 제기하고 심결을 기다리고 있다.

공간 디자인 모방이 의심되는 정황도 파악됐다. 2021년 중국 상하이에 연 젠틀몬스터 매장과 지난해 서울 명동에 오픈한 블루엘리펀트 매장이 돌 모양 조형물의 형태와 배치 등 매우 유사했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지난해 12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블루엘리펀트에 대한 민·형사 고소를 제기했으며,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법원은 블루엘리펀트가 보유한 한남동·성수동 소재 부동산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명령을 내린 상태다. 기소 전 추징보전명령은 범죄 행위로 얻은 불법적 수익을 판결 전 처분하지 못하도록 막는 조치다. 현재 추징보전 대상 부동산은 약 78억원 상당으로, 수사 및 판결 결과에 따라 액수는 더 커질 수 있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블루엘리펀트가 브랜드 2020년부터 2025년 1월까지 유사 제품을 꾸준히 만들어 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현재 블루엘리펀트가 판매 중인 80여개 모델 중 40%가 젠틀몬스터와 유사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모방으로 인해 최근 3년간 최소 200억원의 불법 수익을 얻었다고 주장한다. 블루엘리펀트 이후 다른 아이웨어 브랜드들도 많게는 20여개 모델을 그대로 따라하는 유사 사례가 나오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젠틀몬스터는 지난 14년간 수많은 창작자와 임직원들의 고민과 노력, 그리고 소비자들의 관심과 애정 속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해 왔다”며 “더 이상 브랜드 정체성과 창작의 결과물을 모방해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고 소비자에게 혼선을 야기하는 일이 없도록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