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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식당은 티켓팅 전쟁…호텔 케이크는 50만원, 대체 누가 살까? [헤럴드픽]

50만원짜리 트러플 케이크
10명 중 1명 “특별한 날엔 구매”

당신의 생각이 데이터가 됩니다! ‘헤럴드픽’은 헤럴드경제 독자들과 함께 만드는 이슈 투표&설문 콘텐츠입니다. 슬쩍 클릭하면 세상이 보입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123rf]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연말 크리스마스가 되면 왠지 가슴이 설레고, 뭔가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연인들은 차가운 날씨에도 시내에 나가 추억을 쌓습니다. 가족들도 외식하거나 집에서 그들만의 추억을 만듭니다. 이때 빠질 수 없는 것이 케이크입니다.

서울신라호텔 ‘더 파이니스트 럭셔리’ 케이크 [서울신라호텔 제공]

특급호텔은 특별한 추억을 만들려는 고객을 위해 ‘한정판’ 50만원짜리 케이크를 선보였습니다.

하루 단 3개만 판매하는 케이크입니다.

바로 서울신라호텔의 50만원짜리 화이트 트러플(송로버섯) 케이크 ‘더 파이니스트 럭셔리’입니다. 지난해 40만원에 선보인 블랙 트러플 케이크인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보다 10만원이나 더 올랐습니다.

일반 빵집에서 판매하는 케이크의 10배가 넘습니다. 이를 두고 “터무니없는 사치”라는 의견이 많지만, 수요도 적지 않습니다.

헤럴드경제가 실시한 ‘크리스마스 케이크’ 설문조사 결과 [그래픽=박희원]

헤럴드경제는 이달 16일부터 22일까지 헤럴드 홈페이지를 방문한 독자들을 대상으로 ‘50만원짜리 한정판 케이크’ 구매 의사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결과는 “터무니없는 사치로 구매하지 않겠다”는 반응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25만원 정도로 할인이 된다면 사겠다는 반응도 10명 중 1명꼴이었습니다.

홈페이지 설문 응답자 355명 가운데 86%(307명)가 “터무니없는 사치”라고 답했습니다. 응답자 가운데 절대다수는 특별한 추억도 좋지만 “50만원짜리 케이크는 과도하게 비싼 가격”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50% 이상 할인이 된다면 구매할 수도 있다”고 밝힌 응답자는 24명(7%)으로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25만원 정도면 특별한 의미를 담은 한정판 케이크를 살 의향이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급호텔 한정판 명성’이 있는 경우 13명(4%)이 “구매할 수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11명(3%)은 “50만원짜리 케이크도 구매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 소비자는 50만원짜리 케이크는 ‘터무니없는 사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1~2만원짜리 케이크 구매도 고민하는 소비자가 많은 상황에서 50만원짜리 케이크는 딴 세상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특급 호텔들의 자존심 경쟁…“초고가는 일부 제품에 불과”

롯데호텔 서울·월드 크리스마스 케이크 [롯데호텔 제공]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연말마다 특급 호텔들이 자존심을 걸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제품입니다.

호텔들은 비싸더라도 특별한 케이크를 찾는 수요를 겨냥해 매년 경쟁적으로 케이크를 화려하게 제조해 선보입니다.

호텔들이 올 연말 내놓은 케이크 가격은 대체로 30만원을 넘습니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눈 덮인 겨울 마을을 연상시키는 화이트초콜릿으로 만든 ‘뤼미에르 블랑슈’ 케이크를 38만원에 내놨습니다.

웨스틴조선 서울은 식용 금으로 감싼 머랭으로 장식한 ‘골든 머랭 트리’ 케이크를 35만원에 판매합니다.

롯데호텔은 리본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붉은빛 크리스마스 장식 모양의 ‘오너먼트 케이크’를 30만원에 내놨고, 포시즌스 호텔도 ‘다이아몬드 포시즌스 리프’를 30만원에 판매합니다.

일각에선 가격이 과도하게 비싸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호텔업계는 다양한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30만원이 넘는 고가 케이크는 호텔마다 한두 개 대표 제품에 불과하고, 대부분 제품은 10만원 전후에 판매된다는 것입니다.

고가 케이크는 대부분 제작에도 상당 기간이 걸리므로 예약을 받아 한정 수량으로 판매합니다.

서울신라호텔 관계자는 “워낙 비싼 식재료를 쓰는 데다 케이크 완성까지 최대 일주일이 걸릴 정도로 공을 들인다”고 설명합니다.

벌어지는 소득 양극화 …고급 레스토랑은 티켓팅 전쟁

이달 17일 열린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2’ 기자간담회. 정호영(왼쪽부터), 선재스님, 손종원, 후덕죽 셰프. [연합]

한국의 소득 양극화는 점차 심화하고 있습니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와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 소득 상위 10%와 하위 10% 간 소득 격차는 2억32만원으로 통계가 작성된 2017년 이래 처음으로 2억원을 넘겼습니다.

홍범교 전 한국조세정책연구원 부원장이 지난해 조세연에서 발간한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고찰: 양극화 완화를 위한 조세정책에서 정치철학까지’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1%가 한국 전체 부의 25.4%, 상위 10%는 58.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위 50%의 비중은 5.6%에 불과했습니다.

디저트 역시 양극화되는 건 피할 수 없는 시대 흐름입니다.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저렴한 한 끼를 찾는 이들이 있다면 다른 한편에선 한 끼에 수십만원 하는 고급 레스토랑을 방문하려는 이들로 티켓팅 전쟁이 벌어집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에 출연한 안성재 셰프의 파인다이닝 ‘모수’에서의 저녁 식사 비용은 1인당 42만원에 달합니다.

특급호텔의 50만원짜리 케이크의 구매 심리에 대해 ‘특별한 경험’을 사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케이크의 맛이 아니라 아무나 살 수 없는 것을 즐기는 경험을 산다는 것입니다.

소셜미디어(SNS)에 올리거나 유튜브 촬영용으로 구매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실제로 많은 유튜버들이 일반 사람들은 엄두도 못 낼 50만원짜리 케이크를 구매해 리뷰 영상을 찍기도 합니다.

한 경제 전문가는 “경제적 수준이 점점 양극화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부자라고 해서 매일 레스토랑에 가서 먹는 것은 아닌 만큼 선택의 폭이 다양해진 영향이 더 커 보인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