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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함부터 공연장까지…공공 영역 곳곳에 새겨지는 ‘트럼프’

현직 대통령 이름 단 전함은 전례 없어 논란 확산
CNN “권력을 개인 홍보 수단으로 인식”…민주주의 훼손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2월 22일(월)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자신의 마러라고 클럽에서 연설을 마친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A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전함과 공연장, 연구소, 정책 상품에 이르기까지 각종 공공 영역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이름을 신형 전함에 사용하는 등 전례 없는 조치가 이어지자 권한 남용과 개인 우상화에 대한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 해군이 건조를 추진 중인 신형 전함의 명칭을 ‘트럼프급 전함(Trump-class battleships)’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군함에 현직 대통령의 이름을 붙인 사례는 없다는 점에서 군 안팎에서는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DC의 대표적 문화시설인 ‘존 F. 케네디 기념 공연예술센터’ 역시 최근 ‘도널드 J. 트럼프 및 존 F. 케네디 기념 공연예술센터’로 명칭이 변경됐다. 이달 초에는 의회가 1984년 법률로 설립한 독립 공공기관인 미국 평화연구소(USIP) 건물 외벽에도 ‘도널드 트럼프 평화연구소’라는 명칭이 새겨졌다.

정책과 행정 영역에서도 트럼프 이름 붙이기는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운영할 의약품 판매 플랫폼은 ‘트럼프Rx’, 향후 4년간 태어나는 신생아에게 제공되는 금융투자 계좌는 ‘트럼프 계좌’로 불린다. 100만달러를 내면 미국 영주권 또는 체류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이민 프로그램에는 ‘트럼프 골드 카드’라는 이름이 붙었다. 백악관 이스트윙을 철거해 조성 중인 새 연회장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포함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23일 이런 행보에 대해 “백악관 복귀 첫 해 주목을 독차지하려는 절박함과, 역사 속에서 잊힐 수 있다는 공포가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직과 그에 수반되는 권력을 공적 책임이 아닌 개인 홍보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민주주의를 경시하고 지도자를 우상화하려는 폭군적 전조라는 우려도 나온다. 높은 물가와 생활비 부담으로 미국인들의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서 개인 이름 붙이기에 몰두하는 모습이 국민의 우선순위와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 시절부터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를 비롯해 전 세계 호텔과 골프 리조트에 자신의 이름을 붙여왔다. 이러한 개인 브랜드 전략이 이제는 대통령직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