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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국가주도 배상체계로 전환…가습기살균제 피해, ‘참사’로 규정

정부, 제8회 국가정책조정회의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종합지원대책’ 확정
국무총리 소속으로 배상심의위원회 운영…범부처 협업, 생애 전주기 지원

김성환(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10월 31일 서울 중구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소통공간 개소식에서 피해자와 대화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국가 ‘참사’로 규정하고 기존 피해구제체계를 국가 주도 배상체계로 전환한다. 피해자 지원을 위해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의 피해구제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의 배상심의위원회를 개편하고, 인접 중고교 우선 배정, 대학 교육비 지원, 취업지원 대상 확대 등 피해자의 생애주기 지원에 나선다.

정부는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제8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종합지원대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국가책임 강화, 피해구제체계에서 배상체계로 전환

이날 발표된 대책의 주요 내용을 보면, 정부는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참사’로 명확히 규정하고, 기존 피해구제체계를 책임에 따른 배상체계로 전면 전환한다.

피해자는 일시금 수령 방식 또는 일부 금액을 먼저 수령한 후 치료비는 계속 수령하는 방식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 주도의 추모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목적에 ‘추모’를 추가하고 추후 피해자들과 협의를 통해 추모일을 지정해 공식 추모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손해배상 책임은 기존 기업 단독에서 기업과 국가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국가의 역할을 대폭 강화한다.

기후부 소속 피해구제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 배상심의위원회로 개편하고,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출연 이후 중단됐던 정부 출연을 2026년 100억원을 시작으로 재개한다.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강화하기 위해 장기 소멸시효는 폐지하고, 배상금 신청부터 지급 결정기간 동안은 단기소멸시효 진행을 중단한다.

교육부·국방부·노동부·복지부 등 범부처 지원

정부는 또 범부처 협업으로 피해자의 생애 전주기 지원에 나선다.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범부처 전담반(TF)를 구성해 각 부처 소관의 개선과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학령기 피해 청소년은 중·고등학교 진학 시 기존 추첨 방식 대신 주거지 인접학교를 희망할 경우 우선 배정할 수 있도록 하고, 대학교 등록금을 일부 지원한다.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는 피해 청년은 건강특성을 충실히 고려한 판정체계를 마련하고, 사회복무요원의 경우 호흡기에 부담이 될 수 있는 근무지는 제외하고, 현역으로 입대할 경우 소총, 박격포 등 신체활동이 많이 필요한 주특기는 제외한다.

사회에 진출하는 피해 청년은 국민취업지원제도, 청년도전지원사업,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등 취업지원사업을 통해 지원한다.

일상회복을 위해 피해자는 진료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본인일부부담금의 경우 치료비를 대납하고 일터에서 치료가 필요한 경우 휴가도 보장된다.

평생 중증질환을 관리하기 위해 성장과정 중 건강상태를 분석해서 이상소견이 발견되는 경우 조기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명백한 ‘참사’로 규정하고 치료비·일실이익·위자료를 포괄하는 배상체계로 전면 전환한다”며 “학교에서, 군대에서, 일터에서, 피해자 한 분 한 분의 삶을 다시 일상으로 돌려놓을 수 있도록 생애 전 주기에 걸쳐 촘촘히 지원하고, 특별법 전부 개정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1994년부터 판매된 가습기살균제 제품이 폐 손상 등을 일으킨 사건이다. 2011년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를 통해 가습기살균제와 폐 손상 간의 인과관계가 최초로 확인됐다. 올해 11월 30일 기준으로 피해구제를 신청한 8035명 중 5942명이 피해를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