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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8회 슈퍼볼에서 25:22로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치프스 트래비스 켈시가 연인 테일러 스위프트와 입맞춤 하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부모 세대, 더 나아가 조부모 세대가 입던 ‘프레피 브랜드’로 여겨졌던 랄프로렌이 미국 Z세대 사이에서 다시 ‘쿨한 브랜드’로 떠오르고 있다. 틱톡을 중심으로 확산된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와 테일러 스위프트 같은 팝스타의 자연스러운 노출이 맞물리면서, 한때 올드하다는 평가를 받던 브랜드 이미지가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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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일러 스위프트와 트래비스 켈시의 약혼식 모습(왼쪽)과 스위프트가 약혼식에서 착용한 랄프 로렌 드레스 [테일러스위프트 SNS, 랄프 로렌] |
변곡점 중 하나는 테일러 스위프트였다. 지난해 8월 스위프트가 NFL 스타 트래비스 켈시와의 약혼을 발표하며 공개한 사진에서 랄프로렌의 줄무늬 원피스를 입었고, 해당 제품은 공개 직후 20분 만에 완판됐다. 랄프로렌 측은 스위프트가 해당 의상을 입을 것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 회사가 의도하지 않은 ‘문화적 순간’이 Z세대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킨 셈이다.
소셜미디어(SNS)에서 더 큰 반응을 이끈 것은 이른바 ‘랄프로렌 크리스마스’다. 울·벨벳·가죽 소재, 짙은 목재 가구, 클래식한 타탄 체크, 솔방울과 촛불로 연출된 이 분위기는 화려함 대신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미학을 강조한다. 선명한 초록색 가랜드나 과한 장식, 선물 봉투 대신 통일된 포장 상자를 쓰는 것도 특징이다.
이런 연출법은 브랜드의 공식 지침이 아니라, 틱톡에서 Z세대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낸 일종의 ‘룰’이다. 이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빈티지 랄프로렌 홈 데코 제품을 찾는 수요가 폭증했고, 지난해 11월 이베이에서 관련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0% 급증했다. Z세대 소비자들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으로도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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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뉴욕 패션위크에서 모델들이 랄프로렌 2026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로이터] |
제품 측면에서도 SNS 친화적인 성공 사례가 나왔다. ‘폴로 ID 백’은 328~998달러로, 수천 달러에 이르는 유럽 명품 가방보다 접근성이 높다. 가방 안에 열쇠·지갑·휴대전화가 얼마나 잘 들어가는지를 보여주는 영상들이 틱톡에서 확산되며 자연스럽게 바이럴 히트를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은 랄프로렌의 전략 변화와도 맞물린다. 패트리스 루베 최고경영자(CEO)는 2017년 합류 당시를 떠올리며 “브랜드가 여러 면에서 과거에 머물러 있었고, 젊은 세대와 제대로 대화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주요 소통 수단은 여전히 인쇄 광고였고, 대표 제품도 새로운 세대를 고려한 변화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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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프트가 약혼 사잔에서 입은 랄프 로렌 드레스(왼쪽)과 그의 남자친구 켈시가 입은 니트 폴로 티셔츠. 해당제품은 완판됐다. [랄프 로렌 홈페이지] |
이후 회사는 트렌디한 브랜드·커뮤니티·아티스트와의 협업을 늘리고, 기존 아이콘 제품을 세대별로 다르게 스타일링하는 전략을 택했다. 디지털과 소셜미디어 투자를 강화하며 마케팅 비용 비중도 2017년 매출의 3.3%에서 현재 7.3%까지 끌어올렸다. 이런 변화는 Z세대가 중시하는 ‘진정성·포용성·자기표현’ 가치와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뉴욕에서 리테일 업계에 종사하는 26세 라비니아 가브리엘레는 “예전에는 랄프로렌을 나이 든 세대를 위한 프레피 브랜드로만 생각했다”면서도 “최근 매장에서 프린지 재킷과 실크 스커트로 구성된 카우보이 테마 컬렉션을 보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랄프로렌은 동시에 기존 고객층을 잃지 않기 위해 브랜드의 핵심 DNA는 건드리지 않는 선을 유지하고 있다. 포트나이트, 로블록스, 스케이트 브랜드 팰리스 등 Z세대 친화적 브랜드와 협업하는 한편, 창립자 랄프 로렌이 60여 년간 영감을 받아온 커뮤니티와 문화와의 연결도 이어가고 있다.
결국 Z세대가 랄프로렌에 다시 빠진 이유는 브랜드가 갑자기 ‘젊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던 미학이 틱톡과 팝문화라는 새로운 창구를 통해 재해석됐기 때문이다. 오래된 브랜드가 ‘의도하지 않게’ Z세대의 언어로 번역되면서, 랄프로렌은 다시 가장 탐나는 브랜드 중 하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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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z.heraldcorp.com/article/3451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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