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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키워드 ‘혁신·글로벌·다양성’…정의선號 현대차그룹, 2026년 행보 ‘가늠자’

현대차그룹, 젊고 유능한 인재 전면 배치
글로벌 리더십·다양성 강화 방점
SDV·로보틱스 등 신사업 전환 가속
현대차 사상 첫 여성 사장 배출도 눈길
“혁신 속도, 글로벌 감각, 포용 문화로 새 미래 준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내년도 사업 전략과 중장기 방향성을 점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2025년 정기 임원 인사가 마무리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단행한 이번 인사 키워드는 크게 ‘혁신’, ‘글로벌’, ‘다양성’으로 요약된다. 젊고 유능한 인재를 전면에 배치해 조직 역동성을 높이고, 성별 구분 없이 업무 능력을 기반에 둔 글로벌 리더십과 다양성을 강화하는 데 방점을 뒀다는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현대차·기아 양재 사옥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

▶혁신=40대 핵심 책임자 및 1970~80년대생 실무 리더 전진 배치

먼저 현대차그룹은 연구개발(R&D),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 로보틱스, 미래 에너지 등 신사업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세대교체에 가까운 파격 발탁을 단행했다. 특히 40대 핵심 책임자와 1970~80년대생 실무 리더를 주요 부문에 전진 배치하며 ‘젊고 빠른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2년 연속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세계적인 반열에 올리는 데 이바지한 현대차 브랜드마케팅본부장 지성원 전무(만 47세)가 40대 부사장으로 발탁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아울러 상무 신규선임 대상자 가운데 40대의 비율도 지난 2020년 24% 수준에서 올해 절반 가까이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이에 따라 상무 초임의 평균 연령도 올해 처음 40대로 진입했다. 1980년대생 상무로는 조범수 현대차 외장디자인실장(만 42세)과 권혜령 현대건설 플랜트기술영업팀장(만 45세) 등 총 12명이 신규 선임됐다.

또한 사장단 인사에서와 마찬가지로 전체 승진 대상자 중 30% 가까이 R&D와 주요 기술 분야에서 발탁·승진시키며 기술인재 중심의 인사철학을 이어갔다. 특히 배터리설계실장 서정훈 상무(만 47세)와 수소연료전지설계1실장 김덕환 상무(만 48세) 등 그룹의 핵심 미래전략과 직결된 부문에서의 인재 발탁에 집중했다.

이는 ‘관성적 의사결정 구조를 탈피하고 기술 중심 조직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혁신은 속도의 문제이며, 이번 인사는 실행 속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기아 R&D본부장(사장) [현대차그룹 제공]

▶글로벌=현대차그룹의 R&D 수장에 만프레드 하러 사장 낙점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만프레드 하러 사장을 연구개발본부의 책임자로 앉히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정 회장은 기아의 디자인을 혁신한 피터 슈라이어 전 사장, 현대차와 기아의 고성능차 개발을 비약적으로 앞당긴 알버트 비어만 사장 등 과거 외국인 임원 영입으로 글로벌 디자인·성능·감성 품질 혁신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 인사에서도 이러한 글로벌 리더십 공식을 재가동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만프레드 하러 사장은 이후 R&D본부 차량개발담당 부사장으로서 제품개발 전반을 아우르는 기술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량의 기본성능 향상을 주도하고 있으며,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기아만의 브랜드 정체성 확립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만프레드 하러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R&D본부장 으로서 SW를 비롯한 모든 유관 부문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SDV 성공을 위한 R&D 차원의 기술 경쟁력을 한 층 제고해 나갈 예정이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 [현대차그룹 제공]

▶다양성=“오로지 실력”…현대차 사상 첫 女 사장 배출

다양성을 기반에 둔 인사 배치도 눈여겨볼 만하다. 정 회장은 역량을 갖춘 여성 리더를 핵심 부문에 배치하며 다양성 기반 경영을 강화했다.

현대차그룹의 SW 및 IT 혁신을 주도하고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ICT담당 진은숙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현대차에서 여성 사장이 배출된 첫 사례다.

현대차그룹의 ICT담당 진은숙 사장은 2022년 ICT본부장으로 합류한 이후 글로벌 원 앱 통합, 차세대 ERP 시스템 구축 등 그룹의 IT 혁신 전략을 주도해 왔다. 진은숙 사장은 향후 그룹 IT 시스템과 인프라 전반의 개발·운영 역량을 고도화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미래 그룹 IT 전략 수립 및 실행에서도 중추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파격 인사는 앞서 유연한 조직문화 도입을 위해 김혜인 HR본부장 부사장을 영입했던 인사 기조와 맥을 같이 한다. 그룹 내부에서는 “IT 기업 특유의 신속·수평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자동차 제조 조직과 결합하며 실질적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인사는 정의선 회장이 강조해 온 ‘고객 중심’ 경영과 ‘글로벌 톱티어 기술기업’ 전환 전략의 일환으로 읽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 인사를 통해 글로벌 불확실성의 위기를 체질 개선과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 인적쇄신과 리더십 체질변화를 과감하게 추진했다”며 “SDV 경쟁에서의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 중심 경영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혁신의 속도, 글로벌 감각, 포용의 문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