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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그룹, 코빗 인수 추진...‘네이버·두나무’ 경쟁 불가피

코빗 주요 주주와 지분인수 MOU
거래규모 1000억~1400억원 추산
가상자산까지 거래 ‘인프라’ 확대

미래에셋증권 본사 전경 [미래에셋증권 제공]

미래에셋그룹이 국내 4위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인수를 추진하면서 가상자산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코빗은 시장 점유율 1% 미만의 가상자산 거래소이지만, 투자업계 선도 그룹인 미래에셋이 이를 품게 되면 기업 가치 자체가 급변할 수 있다. ‘네이버·두나무’ 진영과도 경쟁이 불가피하다. 가상자산 시장을 둔 투자업계과 플랫폼업계의 격돌로 평가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최근 코빗 주요 주주와 지분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 규모를 1000억~14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을 중심으로 성장한 전통 금융그룹이 가상자산 거래소 인수에 나섰다는 점에서 업계는 주목한다. 디지털 자산 시장과 기존 금융 영역을 잇는 거래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어서다.

코빗의 시장 내 위상은 거래 규모만 놓고 보면 크지 않다. 이날 오전 8시 8분 기준 24시간 거래대금을 원화로 환산하면(1달러 1450원 기준) 약 94억원 수준이다. 업비트(약 1조원), 빗썸(약 4300억원), 코인원(약 1700억원)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코빗의 국내 원화 거래소 점유율도 1% 미만으로 추정된다.

증권업계는 이번 인수 추진이 국내 원화 기반 가상자산 거래 인프라의 ‘전략적 위치’를 확보하는 데에 있다고 본다.

해외도 유사 사례가 있다. 영국 자산운용사 애버딘은 2022년 영국 금융감독청(FCA) 인가를 받은 디지털자산 거래소 아르칵스 지분 일부를 인수해 외부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애버딘은 디지털 자산 시장이 단순 암호화폐 거래를 넘어, 토큰증권과 전통 금융 시장을 연결하는 인프라로 발전할 가능성을 고려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도 SBI홀딩스가 자회사 SBI VC Trade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해 왔으며, 규제 라이선스를 보유한 기존 거래소를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네이버·두나무’ 사례와도 비교된다. 업계는 이 사례를 두고 플랫폼 생태계 확장 전략이란 평가를 내렸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독립적 수익 사업으로 키우기보다는, 결제·커머스·콘텐츠 등 네이버의 기존 플랫폼 서비스와 연결할 수 있는 ‘옵션 자산’으로 키울 것이란 전망이다. 미래에셋이 코빗을 인수하게 되면 한층 더 투자업 자체에 집중되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규제 환경은 인수 추진에 변수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2017년부터 이른바 ‘금융·가상자산 분리’ 원칙이 적용돼 금융회사가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직접 영위하는 걸 제약하고 있다. 이번 인수 주체로 미래에셋그룹 내 금융 계열사가 아닌 미래에셋컨설팅이 거론되는 점도 이 같은 규제를 감안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

김유진·신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