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무실 옮기는 데 시간·비용 절약
‘차별화’ AI활용·고부가 제품 확대
‘차별화’ AI활용·고부가 제품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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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사진) HD현대 회장은 지난 10월 회장으로 승진했지만, 기존 집무실을 그대로 쓰고 있다. 최근 일선에서 물러난 권오갑 전(前) HD현대그룹 회장(현 명예회장)이 쓰던 회장실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격식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그의 업무 스타일이 반영됨과 동시에 집무실을 옮기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아끼기 위함이다.
정 회장의 요즘 화두는 ‘시간 아끼기’이다. 하루에 최대한 많은 업무를 소화하기 위해 시간을 쪼개고 있다. 점심시간에는 특별한 미팅과 중요한 약속이 없는 이상 집무실에서 샌드위치 등을 먹으며 각종 보고서를 검토한다는 후문이다.
정 회장의 시간 절약은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기 위함이다. HD현대는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배 증가할 정도로 순항을 이어가고 있지만, 주력 사업에서는 각종 불확실성을 마주하고 있다. 조선 사업의 경우 중국에 글로벌 선두 자리를 빼앗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과거 저렴한 가격만 앞세웠던 중국은 최근 고부가 선박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HD현대의 대표 효자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선에서도 격차를 좁히고 있다.
그룹 대표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인 정유 사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예전과 같은 영업이익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석유화학 사업은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역대급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건설기계 사업은 기존 주력 매출처인 북미 시장의 부진으로 고민에 빠졌다. 전력기기 사업은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 영향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경쟁사들과 수주전은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정 회장은 위기 극복 해결책으로 ‘차별화’를 꼽고 있다. AI로 대표되는 신기술을 활용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는다는 전략이다. 그 일환으로 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선박 설계·생산 일관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지멘스와도 손을 잡았다.
고부가 제품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소형모듈원전(SMR) 추진선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HD현대일렉트릭은 기존 주력 제품인 변압기를 넘어 차단기 사업 키우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청주에 구축 중인 중저압차단기 신공장은 내년 초 가동될 예정이다.
위기 대응 차원에서 진행된 사업 재편은 마무리됐다. HD현대는 조선업 역량을 키우기 위해 이달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를 합병, 통합 HD현대중공업을 출범했다. 건설기계 사업에서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를 합병, 내년 1월 HD건설기계를 출범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에도 여러가지 불확실성은 많지만 기존 사업을 더 잘하기 위한 기본 진영을 갖춘 만큼 지금까지 했던 대로 사업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영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