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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제1차관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기술보증기금에서 열린 ‘제3자 부당개입 문제해결 TF 킥오프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중기부] |
중기부, 26일 전담 TF 킥오프… 금융위·경찰·금감원까지 공조
신고포상금제 추진… “브로커가 필요 없는 ‘원콜(One-call)’ 신청” 돼야
신고포상금제 추진… “브로커가 필요 없는 ‘원콜(One-call)’ 신청” 돼야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정책자금, 대신 받아드려요.” 중소기업·소상공인을 향해 이렇게 접근한 뒤 서류 조작, 과도한 수수료 요구, 보험 끼워팔기 등 불법·탈법을 일삼는 이른바 ‘정책자금 브로커’(제3자 부당개입)에 정부가 정면 대응에 나섰다. 내년 정책자금 규모가 4조원을 훌쩍 넘는 ‘역대급’ 수준으로 예정된 만큼, “돈이 풀린다”는 소문을 타고 브로커가 다시 기승을 부릴 여지를 미리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현장에서는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책자금 신청 과정 자체가 복잡해 ‘브로커가 끼어들 틈’이 생기는 만큼, ‘전화 한 통(원콜)’ 수준의 절차 간소화와 안내 체계 정비가 병행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중기부, 26일 ‘전담 TF’ 출범… 범정부 공조로 ‘원샷 대응’
중소벤처기업부는 26일 오전 서울에서 기술보증기금 노용석 차관(또는 관계자) 주재로 중기부와 정책금융기관(중진공·소진공·기보·신보)이 참여하는 ‘제3자 부당개입 문제해결 TF’를 공식 발족하고 킥오프 회의를 열었다. TF는 총괄반, 법·제도개선반, 대외협력반, 언론대응반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금융위원회와 경찰청, 금융감독원까지 참여해 신고→조사→수사의뢰로 이어지는 공조 체계를 ‘원샷’으로 묶겠다는 방침이다. 중기부는 우선 △부당개입 실태 조사 △신고 유도를 위한 신고포상금제 신설 △의심 사례에 대한 고발·수사의뢰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즉시 추진 과제’로 올렸다.
앞서 중기부는 24일 한성숙 장관 주재로 정책금융 부당개입 점검회의를 열고 “관계기관 공조로 신고 사건이 신속 처리되도록 하고, 조사·제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눈먼돈” 소문이 판 키웠다… 내년 정책자금 4.43조
정부가 이번 사안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내년도 정책자금 공급 규모가 총 4조4313억원(융자 4조643억원+이차보전 3670억원)으로 제시되는 등 규모가 크다는 점이 있다. 돈이 풀릴수록 “대신 받아준다”는 유혹은 더 커지고, 그 틈을 노리는 브로커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실제 중진공의 ‘정책자금 제3자 부당개입 신고 현황’을 보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신고된 불법 브로커는 31건이다. 유형별로는 부당 보험영업이 19건으로 가장 많고, 계약불이행(6건), 정부기관 사칭(4건) 등이 뒤를 이었다. 연도별로는 2019년 11건, 2020년 8건, 2021년 4건, 2022년 3건, 2023년 1건, 2024년 4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신고가 실제 제재로 이어지는 데는 간극이 있다. 관계당국에 신고가 접수된 건수는 2019년 5건, 2020년 4건 등 9건에 그쳤다. 신고는 있었지만, 처분까지 연결되는 고리는 약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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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체감 온도가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등 전국 곳곳에 한파 특보가 발효 중인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에서 상인들이 난로 앞에 손을 녹이고 있다. [연합] |
“서류가 복잡해서”… 브로커를 부르는 건 ‘절차’
현장에서는 피해 사례가 통계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본다. 수수료가 소액으로 끝나거나 ‘명확한 사기’로 입증하기 애매한 경우가 많아, 당사자들이 신고를 망설이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문제는 브로커를 이용하는 이유가 “악의”가 아니라 ‘복잡함’에서 출발한다는 데 있다. 중진공 설문에서 브로커 활용 이유를 묻자 ‘신청절차 복잡’(31.2%), ‘온라인 신청 부담’(18.8%)이 꼽혔다. 중소·소상공인은 전담 인력이 없는 경우가 많아, 서류 몇 장이 실제로는 ‘하루 업무를 통째로 빼앗는 부담’이 되곤 한다. 그 틈을 브로커가 파고들어, 융자액의 2%에서 많게는 8%까지 수수료를 요구하는 사례가 업계에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중기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자금 종류가 20개가 넘고, 기관·상품별로 요구 서류와 프로세스가 달라지는 구조가 브로커를 키웠다고 본다. 그래서 해법은 단속만이 아니라 신청 절차의 ‘단순화’다.
예컨대 “사업자등록번호 하나로 기본 정보를 자동 연동하고, 핵심 서류는 최소화하며, 상담은 전화 한 통으로(원콜) 어떤 상품이 가능한지 ‘가이드’해주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청 과정이 쉬워지면, 브로커는 단속 이전에 시장 자체에서 설 자리를 잃는다는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