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리 아들 도와줘” 국정원 직원 김병기 장남 ‘비밀 누설’로 고발 당해

‘인니 대통령 당선자, 한국 방문’ 첩보 내용
아버지 의원실 통해 사실관계 파악 나서
전직 보좌관 폭로, 오고 간 대화 문자도 공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임세준 기자/jun@]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배우자에 이어 아들도 경찰에 고발당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9일 국가정보원직원법 위반(비밀 누설) 등의 혐의를 받는 김 원내대표의 장남 김모씨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고발장에 따르면 김씨는 국정원에 근무하면서 김 원내대표의 의원실에서 근무했던 보좌진에게 연락해 해외 정상급 귀빈의 한국 기업 방문 가능성을 전하며 해당 기업 측 입장 등을 알아봐달라고 하는 등 정보를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다.

[MBC 보도화면 갈무리]

앞서 김 원내대표의 전직 보좌관은 최근 언론에 장남 김씨가 지난해 8월 국정원 업무를 아버지 의원실에 부탁했다고 폭로했다.

보좌관 A씨는 MBC에 “작년 8월 22일 외부 일정을 나간 김병기 의원이 갑자기 전화해서 ‘우리 아들 좀 도와줘, OO이 도와줘, 업무를 받은 모양인데 좀 도와줘, 연락처를 알려줄게’하고 끊었다”고 말했다.

당시 김 의원과 통화를 마친 A씨는 김 의원이 지시한 대로 국정원에 근무 중인 장남 김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A씨는 “김 의원의 아들이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자가 한화생명과 한화오션에 방문한다는 정보가 있는데 사실인지 등에 대해 확인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며 “그래서 김 의원 아들에게 요청 내용을 문자로 보내달라고 하고 끊었다”고 했다. A씨는 장남 김씨로부터 받았다는 문자 메시지도 공개했다.

당시 문자에는 한화 측에 ‘귀빈 방문 시 브리핑, 시찰 등 프로그램 보유 여부, 귀빈에게 제시할 만한 사업 아이템’ 등등을 물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급한 건이다보니 인사도 제대로 못드린 상황에서 이렇게 연락드리게 되어 죄송하다’, ‘위에서는 1시 전까지 받아보길 희망하는데, 필요 시 2시 정도로 더 늦춰보겠다’ 등의 문구도 포함됐다.

A씨는 실제로 김 씨가 요청한 질문 내용을 한화 측에 전달해 사실 관계 등을 파악했다.

국정원 출신인 김 원내대표는 당시 금융 업무를 담당하는 정무위원회와 국정원이 피감기관인 정보위원회에 속해있었다.

이에 대해 고발인은 “국가정보기관의 정보 수집·보고 체계는 그 성격상 절차적 통제와 비밀엄수 의무가 전제되어야 하며, 공적 권한을 가진 국회의원실의 인력·네트워크가 정보 확인 경로로 활용되는 경우에는 직무의 적정성뿐 아니라 이해충돌 우려, 공적 조직의 사적 동원 여부 등 공공윤리 측면의 문제도 함께 제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정보의 ‘내용’ 자체가 공개정보였는지 여부와 별개로, 정보의 ‘수집 경위·보고라인·업무 수행 방식’이 외부 접촉을 통해 보완·완성되는 구조가 형성되었다면 이는 국가정보원 기능의 신뢰 및 보안 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고발인은 지난 28일에 김 원내대표의 배우자가 남편 지역구인 서울 동작구의회 부의장의 업무추진용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수사해달라는 고발장을 서울동작경찰서에 접수했다.

지난 26일에는 김 원내대표가 대한항공에서 받은 호텔 숙박 초대권을 이용하고 공항 편의를 제공받았다는 의혹에 관한 고발장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제출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관련 의혹들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