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민주당, ‘2차 경제형벌 합리화 방안’ 발표
금전책임 강화·단순 행정 위반 형사처벌은 완화
금전책임 강화·단순 행정 위반 형사처벌은 완화
![]() |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권칠승 경제형벌 민사책임 TF단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형벌 민사책임 합리화 제2차 당정협의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기업의 중대 위법 행위에 대해 형벌 중심으로 이뤄지던 처벌 관행을 과징금 상향 등 금전적 책임성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경한다. 그러면서 단순한 행정상 의무 위반 등에 대해서는 과잉 형벌을 완화하기로 했다. 재계를 중심으로 과도한 경제형벌이 기업의 경영활동과 민생경제를 위축시킨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30일 오전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331개 형벌규정 정비를 골자로 한 ‘2차 경제형벌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당정협의에 정부 측에선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정성호 법무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참석했고 민주당에선 권칠승 민주당 경제형벌 민사책임 태스크포스(TF) 단장과 TF 위원들이 자리했다.
당정이 이날 발표한 방안에는 형벌규정 331개를 정비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9월 30일 1차 방안을 통해 110개 형벌규정을 개선 과제로 선정한 이후 3달 만이다.
이번 2차 경제형벌 합리화 방안은 ▷금전적 책임성 강화 ▷사업주 형사리스크 완화 ▷민생경제 부담 완화 등 ‘3대 정비 방향’을 중심으로 마련됐다. 중대한 위법행위를 실질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금전적 책임성을 강화하되 민생 안정을 저해하는 과잉형벌은 과감하게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당정은 ‘금전적 책임성 강화’와 관련해 대규모유통법, 하도급법 등 29개 규정을 손질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불공정거래행위 등 중대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공정거래 관련 법률 등에서 과징금을 현실화하도록 했다. 공정거래법은 담합을 통해 가격, 생산량 등을 결정해 경쟁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이에 대해 시정조치·과징금 등 행정제재와 형사벌칙을 규정하고 있다. 현행 규정상 과징금의 경우 관련 ‘매출액의 20% 이하(정률), 관련 매출액이 없거나 산정이 곤란한 경우 40억원 이하(정액)’로 정하고 있는데 당정은 이를 ‘관련매출액 30%(정률), 100억(정액)’으로 상향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조치는 최근 쿠팡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비롯해 기업의 불공정 거래 등 중대한 위법행위에 대한 형벌 중심의 제제방식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를 감안한 것으로, 다만 재계에서는 천문학적 과징금 등이 부담을 줄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또 당정은 사업주의 단순한 행정상 의무 위반 등에 대해선 형벌을 과태료로 전환하거나 면제해 사업주의 형사리스크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불필요한 형사처벌을 손보면서 기업 투자를 촉진하고 산업 활성화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현행 대기환경보전법상 자동차제작자가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에 필요한 모델별 판매 대수 등 증빙 서류를 법정 기한(매년 3월말)까지 제출하지 않은 경우 벌금 최대 300만원의 형사처벌을 받게 돼 있다. 당정은 제출기한 미준수 정도의 사안에 형벌이 과도하다고 보고 이를 과태료 최대 300만원으로 바꾸기로 했다. 또 납품업자가 타사 거래를 부당하게 방해시 현 징역 2년과 시정명령, 그리고 과징금 병과에서 위법 즉시 형벌 부과 조항을 폐지키로 했다. 사업주 형사리스크 완화’와 관련해선 총 182개 규정을 손본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전과자 양산 우려가 있는 국민 생활밀착형 단순 의무 위반이나 실수에 대한 형벌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자동차관리법, 공동주택관리법 등 120개 규정도 정비한다.
당정은 이날까지 두 차례 발표한 경제형벌 합리화 방안과 관련해 법률 개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신속한 입법 추진에 나서는 한편 3차 과제 발굴에도 착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이 경제형벌 미인지·미숙지 등으로 법률을 위반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협·단체 등과 함께 관련 규정을 안내하는 노력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