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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 과징금 40억에서 100억으로…불공정거래 제재 강화 [경제형벌 합리화 방안]

경제 제재 실효성 높이기 나선 정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과징금 ‘매출액 20%’
쿠팡 등 거대 플랫폼기업 규제 강도 커질듯
반복위반 사업자 1회 10%→최대 50% 가중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형벌 민사책임 합리화 제2차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정부가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중대 위법 행위에 대해 경제적 제재 수위를 글로벌 수준으로 강화한다. 가격이나 생산량 담합으로 적발되면 과징금 한도가 현행 4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된다. 매출액 기준 과징금 부과율도 기존 20%에서 30%로 상향해 유럽연합(EU) 등 주요 선진국 수준으로 맞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불공정거래 기업에 대한 제재 실효성을 높이고 부당이득을 철저히 환수하기 위해 과징금 제도를 대폭 개선한다고 30일 밝혔다.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과 경제력 집중 억제 위반 등 공정위 소관 31개 위반유형에 대해서는 형벌 대신 과징금 중심의 제재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플랫폼 불공정 거래 등에 대한 과징금 상한이 크게 올라가면서 쿠팡 등 거대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강도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개선 대상에는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및 경제력 집중 억제 위반 ▷하도급법상 서면 미발급과 대금조정 협의 의무 위반 ▷가맹사업법상 정보공개서 숙지 기간 미준수 ▷대규모유통업법상 부당한 경영활동 간섭 ▷대리점법상 경제적 이익 제공 강요 행위 등이 포함됐다.

우선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에 대한 과징금 상한은 관련 매출액의 6%에서 20%로 대폭 상향된다.

공정위는 “EU 등 해외 주요국과 비교할 때 국내 과징금 상한이 지나치게 낮아 동일한 위반 행위에도 제재 효과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담합 행위에 대한 과징금은 관련 매출액 기준 부과율이 20%에서 30%로 상향되고, 정액 과징금 상한도 100억원으로 높아진다. 특히 플랫폼 등 디지털 분야 사업자의 불공정 행위를 효과적으로 제재하기 위해 불공정거래행위의 과징금 상한은 4%에서 10%로 상향된다. 온라인 기만 광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표시광고법상 과징금 상한 역시 관련 매출액의 2%에서 10%로 높인다.

전자상거래법도 손질 대상이다. 지금까지는 영업정지 처분을 갈음해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규정돼 제재 수준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앞으로는 거짓·기만적 유인 행위에 대해 위반의 중대성을 고려해 과징금을 직접 부과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매출액 산정이 어려운 경우 적용되는 정액 과징금 한도도 상향된다. 부당지원 행위의 경우 원금액이나 지원성 거래 규모 산정이 곤란할 때 최대 40억원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른바 ‘갑을 4법(가맹사업법·대규모유통업법·대리점법·하도급법)’과 표시광고법의 정액 과징금 상한도 50억원으로 높아진다.

반복 위반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가중 규정도 강화된다. 현재는 1회 반복 시 10% 수준의 가중이 적용되지만, 앞으로는 1회 반복만으로도 최대 50%까지 가중하고,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100%까지 과징금을 추가 부과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반면 기업 활동 중 발생하는 단순한 행정 착오나 영세 소상공인의 경미한 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형벌 부담을 완화할 전망이다. 생활 밀착형 위반 행위나 행정적 의무 위반에 대해 일률적으로 형사처벌을 가하던 규정을 과태료로 전환해 불필요한 전과자 양산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기업인들이 사법 리스크에 대한 과도한 우려 없이 경영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함이다.

공정위는 형사 처벌보다 과징금이 신속하고 실질적인 억제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제도 개편이 글로벌 규제 흐름에 부합하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형사 절차보다 과징금이 신속하고 실질적인 억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공정위는 관련 법률 개정안은 내년 상반기 중 국회에 발의하고, 시행령과 고시 개정도 같은 시기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배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