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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영광 잊어라”…새해 뷰티업계 ‘총성 없는 전쟁터’

내년 K-뷰티 성장세 더 커진다
LG생건·아모레 빅2 구도 위협
K-뷰티 인기에 신진 브랜드 도약

31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1~11월 화장품 수출액은 104억달러로 2년 연속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사진은 지난 21일 서울 명동의 한 상점에서 외국인이 화장품을 고르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K-뷰티의 인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내년에도 브랜드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기업 브랜드가 독주하던 시장 구도가 깨지고, K-뷰티 트렌드에 올라탄 신진 브랜드들이 급속도로 성장하며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31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1~11월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한 104억달러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연간으로도 사상 최대 기록을 다시 경시하며, 반도체·자동차·선박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10대 수출 품목에 오르게 됐다.

수출 대상국 역시 지난해 199개국에서 올해(1~3분기) 205개국으로 확대되며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사실상 전 세계 모든 나라에 K-화장품이 수출되는 셈이다. 수출 경쟁력도 괄목할 만하다. 관세청에 따르면 화장품의 무역특화지수(TSI)는 2024년 기준 0.71로 반도체(0.32), 승용차(0.70)보다도 높다. TSI는 1에 가까울수록 수출에 비교우위가 있다는 뜻으로, 수출 경쟁력 지표로 활용된다.

2026년에도 K-뷰티는 순항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증권은 내년 화장품 수출 증가율이 14.5%로 올해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소비경기 회복과 한한령 해제 기대, 미국·유럽 시장의 견조한 성장세, 중동·중남미 시장의 약진 등에 힘입어 수출 모멘텀이 강화된다는 분석이다. 삼정KPMG도 중동·남미 등으로 K-뷰티가 저변을 확대하며 기업들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는 시장 패권에 주목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애경산업의 ‘3강 구도’가 깨졌고, 신진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부상하고 있어서다. 특히 ‘메디큐브’를 앞세운 에이피알의 기세가 매섭다. 올해 증시에서 화장품 ‘대장주’ 자리를 꿰찬 에이피알은 연매출 1조4000억원(연결 기준) 달성이 유력하다. 에이피알의 메디큐브는 단일 브랜드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간 영업이익은 3400억원대로, LG생활건강을 앞설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상장 준비에 나서는 구다이글로벌도 파죽지세로 달리고 있다. 북미 시장 K-뷰티 유행을 이끈 ‘조선미녀’를 보유한 구다이글로벌은 서린컴퍼니(라운드랩), 스킨푸드, 티르티르, 크레이버코퍼레이션(스킨1004) 등 브랜드를 잇달아 인수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올해 연매출은 1조5000억원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애경산업이 주춤한 사이 시장 구도가 ‘빅4’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애경산업을 품은 태광산업이 ‘빅5’로 다시 그림을 그리기 위해 꺼낼 반등 전략도 관전포인트다.

발 빠른 트렌드 대응과 혁신성을 무기로 인디 브랜드들이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활약하면서 M&A(인수·합병)도 활발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그룹이 지난 2024년 말 국내 스킨케어 브랜드 닥터지를 인수한 것처럼 글로벌 기업·펀드의 투자가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시장 일각에선 다이소발(發) 채널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한다. 다이소를 시작으로 편의점, 대형마트로 소용량·소포장·초저가 화장품 경쟁에 불이 붙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H&B스토어 입점이 어려웠던 인디 브랜드뿐 아니라 대기업도 초저가 채널용 브랜드를 잇따라 론칭, 입점시키고 있다. 초저가 제품으로 당장 수익을 얻긴 어려워도 미래 소비 주력층인 잘파세대의 인지도 제고, 수출용 레퍼런스 확보 등 장기적 효과를 노리고 입점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