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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탕 청문회에 국정조사까지 공식화…쿠팡, 갈수록 ‘사면초가’

국정조사·동일인·독과점 논란 수면위
탈세·산업 재해 여부 조사까지 더해져

해롤드 로저스(왼쪽) 쿠팡 대표이사 등 증인들이 지난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 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쿠팡을 둘러싼 정부 기관의 전방위 압박이 본격화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로 시작된 조사는 기업 경영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동일인(총수) 지정 재검토, 시장지배적 사업자(독과점) 지정 등 규제 논의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쿠팡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쿠팡의) 점유율이 5년 동안 많이 변했다”며 “지금은 시장 점유율이 많이 올라 시장지배적 사업자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시장지배적 사업자 선정 기준은 단일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인 경우 혹은 3개 이하 사업자의 합계 시장점유율이 75% 이상인 경우 각 사업자를 대상으로 지정된다. 이를 충족하지 않더라도 공정위의 판단하에 지정할 수 있다.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점유율은 쿠팡 24.5%에 불과했지만, 지난 3년간 로켓배송 등 서비스를 기반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업계는 쿠팡에 대한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정이 현실화될 경우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입점 조건이나 가격 설정 등 독점적 행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반대로 중소 이커머스들은 투자나 마케팅에 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가격남용, 사업활동 방해 등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쿠팡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처벌 대상 중 하나인 판매가격을 낮춰 생기는 손실을 납품업체에 떠밀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사 제재 사례로는 지난 2021년 네이버쇼핑 제재가 거론된다. 당시 공정위는 네이버가 알고리즘 결과를 조작해 11번가·G마켓 등 경쟁 이커머스 상품의 노출 순위를 인위적으로 내리고, 제휴 쇼핑몰 상품이 노출되도록 하는 등 경쟁사의 영업을 방해했다며 과징금 266억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쿠팡의 부당 광고 수익 수취, 끼워팔기 등에 대한 조사도 이어가고 있다. 오는 1월 7일에는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를 심사할 예정이다.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 여부도 재검토한다.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이 임원으로 등재돼 있지 않지만, 양도조건부주식(RSU)까지 포함해 작년에 받은 급여만 3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될 경우 쿠팡은 친족 거래 공시 의무를 비롯해 지주회사 규제, 의결권 제한 등 공정거래법상 추가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 논란은 쿠팡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2021년부터 이어졌지만 지난 2024년 공정위가 쿠팡㈜를 법인 동일인으로 지정하며 일단락된 바 있다.

미국 국세청(IRS)과의 공조를 통한 처벌 강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임광현 국세청장에 미 국세청 공조 요청을 고려하겠냐고 물었다. 국세청은 쿠팡 탈세 혐의에 대해 특별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다. 임 청장은 “공조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하겠다”고 답했다. 공조 시 쿠팡 미국 본사 관련 자료를 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산재 은폐 가능성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필요성도 나왔다. 김영훈 고용노동부장관은 택배노동자 고(故) 오승용 씨 사망 사고와 관련해 “산업재해에 해당함이 상당해 보인다”며 “이른 시일 내에 처리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조사 추진을 공식화했다. 국정조사를 통해 개인정보 유출과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등을 살펴보겠다는 구상이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의 미흡한 초기 대응이 산업재해, 노동환경, 불공정 거래 등 전방위 압박의 빌미가 됐다”면서 “김 의장의 책임감 있는 태도와 정부 조사에 성실히 임하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는 31일 청문회 이틀째를 이어간다. 국정원 조사 지시 발언을 한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의 위증 혐의 고발 의결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국세청이 쿠팡에 대한 전방위 조사에 착수했다. 쿠팡의 핵심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를 대상으로, 쿠팡 계열사 등과 미국 본사의 현금 흐름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 임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