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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비즈] 이제 본격 시작되는 든든한 안전망 ‘통합돌봄’


아픈 가족을 병원과 집, 여러 기관을 오가며 돌보느라 마음 졸여 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몸이 불편해지면 진료는 병원에서, 돌봄은 장기요양과 복지서비스에서 따로따로 받아야 한다. 절차는 복잡하고, 그사이 돌봄이 필요한 사람과 가족의 일상은 쉽게 흔들린다. 정부가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불안과 수고를 줄이고, “필요할 때 우리 곁에 있는 공적 안전망”을 제대로 세우기 위해서다.

2019년부터 추진해 온 시범사업을 통해 그 가능성은 이미 확인됐다. 방문의료, 식사지원, 안부확인 및 주거개선 등 서비스가 한 번에 연계되어 어르신과 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분들이 집과 동네에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제 내년 3월 돌봄통합지원법 시행과 함께, 통합돌봄은 몇몇 지자체의 실험을 넘어 전국 229개 지자체가 함께하는 보편 제도로 자리 잡게 된다.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려면 법·예산·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부는 돌봄통합지원법 시행령·시행규칙을 지난 12월 9일 공포해 대상자와 서비스 범위, 지방정부의 책무를 명확히 하고, 통합지원회의·통합지원협의체 등 지역 단위의 실행체계를 구체화했다.

재정적 뒷받침도 강화했다. 내년도 통합돌봄 예산은 시범사업 때보다 크게 늘어난 914억원으로, 지역서비스 확충과 지자체 전담인력 인건비, 정보시스템 구축까지 폭넓게 지원할 계획이다. 노인맞춤돌봄, 장애인 활동지원, 장기요양 등 기존 국가서비스 간 연계 구조를 촘촘히 하면서도 제도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서비스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역서비스 확충 예산 619억원을 별도로 지원한다. 특히 돌봄 인프라와 재정여건이 취약한 농어촌·도서지역 등에는 더 많은 국비를 투입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내년 통합돌봄을 위해 지방정부 정원은 5346명 늘어날 예정이다. 이는 복지 담당공무원 확충만 놓고 보면 10여년만의 최대 규모다. 이들은 시·도와 시·군·구 및 보건소, 읍·면·동 등에 배치돼 ‘지역의 통합돌봄 책임자’로서 현장의 중심 역할을 맡게 된다.

물론 과제도 분명하다. 모든 지자체가 같은 속도로 준비된 것은 아니다. 2019년부터 이미 7년째 사업을 이어온 지역이 있는 반면, 올해 시범사업에 참여해서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고 있는 지역도 있다. 대도시와 농어촌 지역 간 의료·돌봄 서비스 인프라 격차 역시 현실적인 과제이다.

정부는 이런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다소 준비가 부족한 지자체에는 컨설팅과 실무 교육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 공공의료기관과 사회서비스원 등을 적극 활용해 재택의료·방문돌봄 기반이 약한 지역부터 인프라를 보완해 “어디에 살든 일정 수준 이상의 통합돌봄”을 체감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나가겠다.

통합돌봄은 특정 세대만을 위한 복지가 아니다. 누구나 인생 어느 순간 돌봄이 필요해질 수 있고, 그때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살던 집과 동네에서 일상을 이어갈 수 있는지가 우리 사회의 품격을 가르는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이제 막 본격적인 첫걸음을 떼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국민 모두의 삶을 조금 더 가볍고 안전하게 만드는 제도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는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