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홈플 사태에 업계 변화 바람
‘네이버-롯데’, ‘G마켓-알리’ 합종연횡
이마트·롯데마트, 대대적 ‘할인공세’
전문가 “쿠팡 경쟁사 제한적 수혜”
‘네이버-롯데’, ‘G마켓-알리’ 합종연횡
이마트·롯데마트, 대대적 ‘할인공세’
전문가 “쿠팡 경쟁사 제한적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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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국내 유통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올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유통 공룡’ 쿠팡의 압도적 시장 지위가 흔들린 데다,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마저 위태로운 상태다. 여기에 백화점, 슈퍼마켓 등 다른 유통채널까지 경쟁에 뛰어들었다. 강점은 키우고, 약점은 보완하기 위한 합종연횡도 이어지고 있다.
▶생존 위한 ‘적과의 동침’=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올 한 해 잠재적 경쟁업체와 손을 잡는 ‘전략적 제휴’를 택했다. 국내 이커머스를 넘어 유통업계에서 압도적 지위를 차지한 쿠팡을 상대로 적자생존하기 위해서다.
변화는 올해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쿠팡의 아성이 흔들리면서 더 가속화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2위인 네이버는 올해 컬리에 이어 롯데마트와 손잡았다. 네이버의 약점으로 꼽혔던 신선식품 등 장보기 상품군을 강화하고, 롯데마트의 월 2900만원 상당의 구독형 멤버십인 ‘제타패스’까지 혜택을 늘렸다. 내년 상반기에는 AI(인공지능) 기반의 ‘에이전트’를 도입할 예정이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3위인 신세계그룹 계열의 G마켓은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알리익스프레스와 기업 결합을 조건부 승인받았다. G마켓은 4년 만에 36개 직군에서 두 자릿수의 대규모 공개채용을 실시하는 등 내년을 본격적인 확장의 해로 보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SSG닷컴은 내년 초 장보기 결제금액의 ‘7%’를 고정적으로 적립하는 멤버십을 선보인다. 회원 모집을 위해 사전 신청자에게 장보기 지원금을 3000원씩 지급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도 나섰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보상안 발표에도 이탈하는 고객은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이들을 유입시키는 게 유통업체들의 내년 초 최대 화두”라고 말했다.
▶탈팡 조짐 속 ‘1.6조 규모’ 보상안 발표=쿠팡은 지난 11월 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알려진 이후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유출 피해자들의 한국 내 집단소송에 더해 미국에서는 주주들의 소송까지 이어졌다. 최근에는 자체 조사 결과 발표를 놓고 한국 정부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업계는 쿠팡 고객들의 ‘탈팡(탈쿠팡)’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실이 KB국민·신한·우리·하나·삼성·현대 등 카드 6개사에서 결제된 쿠팡의 카드 거래 승인 건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3일까지의 결제승인 건수는 4495만4173건으로 집계됐다. 대규모 유출 사태가 알려지기 전인 직전 2주와 비교해 188만2948건(4%)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카드사의 결제승인 금액은 1조3985억4565만원에서 1조3858억2927만원으로 127억1638만원(1%) 줄었다.
▶‘2위 흔들’ 대형마트 업계도 기회 모색=쿠팡의 위기는 국내 대형마트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대형마트 1위 업체인 이마트와 3위의 롯데마트는 당장 내년부터 대규모 할인 행사를 통해 오프라인으로 소비자들을 유인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통업계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추세”라면서도 “내년은 쿠팡과 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쿠팡의 독주가 주춤하면서 이커머스 경쟁사들이 제한적이나마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대형마트에서는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김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