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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서산 배터리 투자 ‘속도 조절’…“3공장 증설 ‘보류’”

서산공장 투자금 수정 공시…1조7500억 → 9400억
전기차 수요 둔화 속 투자 시점 순연
“투자 철회 아냐…시점 유동적으로 조정한 것”

SK온 서산 배터리 공장. [SK온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SK온이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 증설을 위한 신규 시설 투자 계획을 일부 조정했다. 전기차 시장 둔화와 배터리 수요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집행 속도를 늦추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31일 서산 2·3공장 신규 시설 투자와 관련해 기존 1조7534억원으로 공시했던 투자 금액을 9363억원으로 정정 공시했다. 투자금 9363억은 최근 2년간 집행된 금액이고, 잔여 투자금 약 8200억원은 차후 서산 3공장 증설에 투입될 예정이다.

당초 SK온은 지난 2023년 말 1조7534억원을 투자해 기존 서산1·2공장 체제에서 3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고, 동시에 2공장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2공장 개조 관련 투자는 이미 대부분 집행된 상태다. 반면 신규로 증설하는 3공장은 아직 본격 가동에 들어가지 않은 상황이다. 당초 SK온은 2026년 서산 3공장 가동을 목표로 삼았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고려해 투자 시점을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SK온은 투자 계획을 철회하거나 축소한 것이 아니라는 견해다. SK온 관계자는 “시장 수요 변화에 맞춰 서산 3공장 투자 금액 및 시기를 유동적으로 조정한 것”이라며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남은 투자는 시장 수요와 외부 환경을 고려해 향후 시점에 집행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SK온의 결정은 최근 배터리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속도 조절’ 기조와 맞닿아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 계획을 잇달아 조정하고 있고, 그 여파가 배터리 기업으로 옮겨지는 모양새다.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이후 수요 둔화가 뚜렷해지면서, 배터리 공급 계약 해지나 투자 재검토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과 양극재 소재 업체 엘앤에프는 각각 미국 포드와 테슬라의 판매 타격으로 최근 2주 새 17조3000억원에 달하는 계약 물량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