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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폐지 헌재 판단 받는다…현직 검사가 헌법소원 청구 [세상&]

현직 검사 처음으로 정부조직법 헌법소원 청구
2023년 ‘수사권 축소’ 헌재 결정 넘어설지 주목
“공무담임권 침해” vs “부여된 권한 내에서 행사”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하는 개정 정부조직법에 대해 현직 검사가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면서 2026년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주목받게 됐다. 지난해 9월 국회 본회의에서 이 법안이 통과된 이후 현직 검사가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고 헌법재판을 제기한 건 처음이다. 검찰청 폐지 관련 조항이 올해 10월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헌재가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 이목이 집중된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성훈 청주지검 부장검사는 정부조직법 35조 2항·3항, 37조 9항·10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헌재에 제출했다. 검찰청 폐지 등 검찰개혁 관련 조항이 헌법 25조에서 정하고 있는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을 담았다. 공무담임권이란 입법부·집행부·사법부, 지방자치단체 등 국가·공공단체의 구성원으로서 그 직무를 담당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는데 개정된 법이 자신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김 부장검사가 문제삼은 개정 정부조직법 조항은 현행 검찰청을 폐지하고 법무부에 공소청, 행정안전부에 중대범죄수사청을 설치하기 위한 근거를 명시한 내용이다. 지난해 9월 법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으면서 신설된 조항인데, 부칙에서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도록 정했다. 법이 그대로 시행되면 검찰청 폐지가 현실화 되는 것이다.

김 부장검사는 총 156쪽의 헌법소원심판 청구서에서 입법자가 검사 제도를 폐지하거나, 헌법에 의해 검사에게 부여된 권한을 박탈하는 법률을 제정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펼쳤다. 아울러 “심판 대상 조항은 검사로부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과 검사를 공소청에 소속된 공소관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그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검사인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도 주장했다.

공무담임권의 보호 영역에는 공직 취임 기회의 자의적인 배제뿐 아니라 공무원 신분의 부당한 박탈까지 포함된다. 헌법 제25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공무담임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청 폐지가 예정된 상황에 검찰 구성원이자 검찰청 폐지의 영향을 받는 직접 당사자인 현직 검사가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면서 헌재의 심리와 판단 여부는 더욱 주목받게 됐다. 특히 이번 사안이 과거 검찰 권한 축소 관련 헌재 결정을 넘어서게 될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헌재는 검찰 수사권 축소를 골자로 한 검찰청법, 형사소송법 입법 절차와 내용의 위헌성 여부를 다툰 권한쟁의심판 사건에서 수사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검사의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권한이 아니라고 판단한 바 있다.

당시 헌재는 이 사건을 재판관 5대 4로 각하 결정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해 2022년 국회를 통과했던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이 유효하다고 결론내렸다. 해당 검찰청법에는 검찰의 수사 개시 범죄를 6개에서 부패·경제범죄 2가지로 줄이고 수사 개시 범죄를 기소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 등이 담겼고, 형사소송법에는 고발인이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이의신청을 할 수 없도록 하고 고소인의 이의신청에 따라 송치된 사건의 경우 ‘동일성’ 제한을 받는 내용이 포함됐었다.

헌재는 이 사건에서 “수사 및 소추는 원칙적으로 입법권·사법권에 포함되지 않는 국가기능으로 우리 헌법상 본질적으로 행정에 속하는 사무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입법부·사법부가 아닌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에 부여된 ‘헌법상 권한’”이라며 “그러나 수사권 및 소추권이 행정부 중 어느 ‘특정 국가기관’에 전속적으로 부여된 것으로 해석할 헌법상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선례를 감안할 때 헌재가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한 헌법소원에서도 이러한 판단을 유지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미 헌재가 국회 입법을 통해 수사권의 주체와 행사 방법을 정할 수 있다고 판단한 사례가 있다는 점에서, 헌재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시행되기 전 헌법소원 사건에 내한 결정을 내리더라도 검찰청 폐지를 막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이미 입법으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봤기 때문에 위헌이 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노 변호사는 또 김 부장검사가 공무담임권 침해 주장을 펼치는 것에 대해서도 “공무담임권은 해당 공무원에게 부여된 권한 범위 내에서 행사할 수 있는 것”이라며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갖고 있던 검사의 권한이 입법을 통해 기소권만으로 제한되거나 수사권만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바뀐다고 해서 공무담임권 자체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