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 불필요한 디지털 장벽 우려”
향후 외교·통상 문제 비화 가능성
中왕이 “하나의 중국 원칙 지켜야”
李대통령 방중 앞 ‘시진핑 청구서’
향후 외교·통상 문제 비화 가능성
中왕이 “하나의 중국 원칙 지켜야”
李대통령 방중 앞 ‘시진핑 청구서’
대한민국 외교가 새해 벽두부터 미국과 중국의 이중압박에 직면했다. 미국은 한국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으며, 중국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앞두고 대만문제과 관련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고 나섰다.
미 국무부는 최근 한국의 정보통신망법 개정과 관련 “한국 정부가 미국 기반 온라인 플랫폼의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네트워크법’ 개정안을 승인한 것에 심각하게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무부는 이어 “한국은 디지털서비스에서 불필요한 장벽을 부과해서는 안 된다”면서 “미국은 검열에 반대하며, 모두를 위한 자유롭고 개방된 디지털 환경을 촉진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도 했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불법·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한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지울 수 있도록 했다. 대규모 정보통신망을 운영하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에게 허위 정보와 유해 콘텐츠 규제 의무를 부과한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앞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DSA 제정을 주도한 EU 인사 5명의 비자 발급을 제한하면서 “미국 플랫폼 기업들을 강압하는 조직적 시도를 이끌었다”고 반감을 드러낸 바 있다.
미 재계에서 한국이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디지털 규제를 추진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나온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 표명인 만큼, 향후 외교·통상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입장에서 이 법안이 반갑지 않은 이유는 온라인 콘텐츠 규제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시각과 배치되는데다 메타와 구글 등 플랫폼 기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온라인에서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혐오나 차별 조장 발언 등 유해 콘텐츠를 차단·관리하는 행위를 ‘표현의 자유 침해’로 규정하며 반대해왔다.
한국은 지난 14일 미국과 발표한 공동 팩트시트에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과 정책에 있어서 미국 기업들이 차별당하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약속하고, 정보의 국경 간 이전을 원활하게 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는 한국 정부의 기존 입장을 확인한 것일 뿐 미국의 요구를 들어준 것은 아니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수차례 경고한 그대로다. 곧 유엔 인권특별보고관 등으로부터도 경고가 나올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것은 민주주의 인계철선을 건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국제사회 시민사회가 예민할 수밖에 없다. 즉각 개정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의 국빈 방중을 앞두고 이뤄진 한중 외교장관 통화에서 중국은 대만 문제를 거론하며 한국 측에 ‘하나의 중국’ 원칙 준수를 압박했다.
왕 부장은 조현 외교부 장관과 지난달 31일 통화에서 “올해는 항일전쟁 승리 80주년”이라면서 “일본의 일부 정치세력이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 하며 침략·식민 범죄를 뒤집기하려 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 측이 역사와 국민에 책임지는 태도를 견지해 올바른 입장을 취하고 국제 정의를 수호할 것이라 믿는다”며 “대만 문제를 포함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해 달라”고 말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중일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나온 요구로, 중국이 한국에 ‘하나의 중국’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을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외교부는 조 장관이 “한국이 중국 측과 긴밀히 협조해 이 대통령의 방중이 순조롭고 성공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한국의 ‘하나의 중국’ 존중 입장은 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윤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