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AI 대전환’ 못따라 잡는 기업들 10곳 중 8곳 “경영 활용은 아직”

AI 활용비율 대기업 49.2%·중기 4.2%
도입 후 부가가치 7.6%·매출 4% 증가
기업 10곳 중 7곳 “AI 투자비용 부담”

인공지능(AI) 대전환 시대를 맞은 가운데 우리 기업들은 ‘AI 전환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요건’이라는 데 공감하면서도 정작 경영 일선에서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투자비용과 인력 부족, 효과성, 과도한 규제 등이 기업들의 기민한 AX(AI 전환)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제조기업 상당수가 여전히 AI를 경영에 활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504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K-성장 시리즈 기업의 AI 전환 실태와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82.3%가 ‘AI를 경영에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대기업(49.2%)보다는 중소기업의 활용도(4.2%)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AX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원인으로 투자비용과 인력 부족 등을 꼽았다. AI 투자비용에 관한 부담을 묻는 질문에 기업의 73.6%는 ‘부담이 된다’고 답했다. AI의 ‘연료’라 할 수 있는 데이터 활용과 관련해서도 응답기업의 절반(49.2%)은 ‘전문인력 채용 부담’을 꼽았고, ‘AI 활용을 위한 전문인력이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의 80.7%가 ‘없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AI 인재는 2만1000명 수준으로 중국(41만1000명), 인도(19만5000명), 미국(12만명)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치”라며 “절대적 숫자도 적은데 그나마 있는 인재조차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스탠퍼드 HAI 조사(2025)에 따르면, 한국은 AI인재 ‘순이동’이 -0.36으로 인재 순유출국에 해당한다”며 “지난 10년간 AI 누적 투자액 기준으로 한국이 세계 9위에 올라 있는 상황에서 정작 인재들이 빠져나가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과도한 규제도 해소돼야 할 과제로 꼽힌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전국 4년제 대학 경제·경영·행적학과 교수 219명(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최근 규제혁신 정책과 주요 규제 이슈에 대한 전문가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6.7%는 첨단산업·신산업 분야 우리나라 기업규제 수준이 ‘경쟁국(미국·일본·중국)보다 높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 기업들은 AI가 경영 효율성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여러 걸림돌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최근 발표한 ‘AI 도입이 기업 성과 및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보고서에 따르면, 패널데이터 계량모형으로 AI 도입의 기업 성과에 미치는 효과를 실증적으로 검토한 결과 AI 기술을 도입한 기업은 부가가치가 평균 약 7.6%, 매출은 약 4%로 각각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I를 미도입한 기업과 AI를 도입한 기업의 도입 이전, 도입 이후를 구분해 그룹의 매출·부가가치와 노동생산성·총요소생산성(TFP) 분포를 비교한 결과, AI 도입 기업은 전반적으로 미도입기업 대비 높은 성과 및 생산성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계에서는 AX를 통한 우리 기업들의 성장을 위해 정부 차원의 ‘맞춤형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지금은 AI에 대한 미래 조감도를 정교하게 만드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실제 데이터 축적과 활용, 인재 영입 등에 뛰어들어야 하는 시점”이라며 “모델 공장, 솔루션 보급 등 제조 현장에 빠르게 확산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더불어 강력한 지원, 파격적인 규제 혁신을 담은 선택과 집중의 메가 샌드박스라는 실행전략이 맞물려 돌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재현 경총 규제개혁팀장 역시 “AX 시대 반도체 등 첨단산업 패권 경쟁에서 각국은 막대한 보조금, 세제지원, 수출통제 등 다양한 수단으로 자국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거미줄 규제 장벽을 걷어내고, 끊임없는 혁신이 가능하도록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 패러다임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서재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