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해피엔딩’ 토니상 성과 이후 주목
伊 라스칼라 입성 정명훈 클래식 새역사
‘발레계 임윤찬’ 전민철 공연 1분컷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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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는 올해 누구보다 희망찬 한 해를 맞고 있다. 지난해 여러 성과를 거두며 글로벌 무대에 존재감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국내 창작 뮤지컬인 ‘어쩌면 해피엔딩’(사진)이 처음으로 ‘토니상’을 수상했고, 정명훈 지휘자는 이탈리아 최고 오페라 극장인 라 스칼라에 동양인 최초로 입성했다.
여기에 ‘발레 돌풍’의 주역인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전민철과 조성진·임윤찬의 뒤를 잇는 10대 음악가들은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된다.
▶토니상의 영광에 8배 늘어난 지원금=그간 K-팝, K-드라마, K-영화가 세계 무대를 휘저을 때 사실 뮤지컬은 지지부진했다. ‘현지화(로컬라이징)의 예술’이라는 높은 진입장벽을 쉽게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벽이 지난해 ‘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수상으로 시원하게 깨졌다.
2016년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막을 올린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지난해 토니상 6관왕의 쾌거를 기록했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오징어게임’의 에미상 수상, 방탄소년단의 영미 팝시장 정복에 비견될 만하다.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 콤비의 ‘어쩌면 해피엔딩’은 우연히 태어난 작품이 아니다. 2014년 우란문화재단의 지원으로 시작해 미국 리딩, 한국 트라이아웃(시험 공연)을 거쳐 10년간의 수정, 보완을 마쳤다. 태생부터 글로벌 시장을 지향한 전략이 적중한 셈이다.
‘어쩌면 헤피엔딩’의 성과에 고무된 정부는 K-뮤지컬 지원 예산을 지난해 31억원에서 올해 244억원으로 8배나 늘렸다. 이 중 160억원은 대형 창작 뮤지컬 개발을 위한 신규 사업에 투입된다.
▶클래식계의 새 지평을 연 정명훈=지난해 클래식계는 ‘정명훈’을 빼곤 얘기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탈리아 라 스칼라가 그를 2027년부터 2년간 차기 음악감독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K-클래식의 원조 스타에서 거장이 된 그는 지금도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는 현재진행형의 주인공이었다.
정명훈은 또 내년 1월부터 3년간 KBS교향악단까지 이끄는 책무를 맡게 됐다. 여기에 부산콘서트홀과 부산오페라하우스를 아우르는 ‘클래식 부산’의 예술감독직도 수행 중이다. 그야말로 서울과 부산, 이탈리아 밀라노를 잇는 거대한 ‘음악 삼각편대’를 구축한 셈이다.
발레계에도 전에 없던 스타가 탄생했다. 2024년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 퍼스트 솔로이스트 입단한 전민철은 지난해 명실상부 ‘발레계의 임윤찬’이 된 것. 전민철의 이름이 걸리는 순간 공연은 ‘1분 컷’으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10대 소녀 연주자들의 약진도 눈부셨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서현, 김현서, 김연아 등은 진화한 ‘신인류의 등장’이라고 평가될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김서현은 에릭 루, 클라우스 메켈레가 소속된 영국 매니지먼트 해리슨패럿과 전속 계약을 맺으며 세계 무대를 향한 날개를 달았다.
이탈리아 공항에서 촬영된 비발디 ‘사계’ 즉흥 연주 영상 하나로 1억9000만 뷰를 기록한 드보르자크 콩쿠르 최연소 우승자인 김연아와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3위에 오른 김현서 역시 올해 더욱 주목되는 아티스트다.
고승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