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산업 주도권 좌우 핵심 키로 부상
기업활동 전반 리디자인 대세로 전환
공정자동화 넘어 의사결정·R&D까지
피지컬 AI 접목한 스마트팩토리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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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가 경영의 보조 차원을 넘어 산업의 주도권을 좌우할 핵심 키로 부상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AX(AI 전환) 체제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순 자동화나 일부 도입을 넘어 경영 의사결정, 생산 현장, 연구개발(R&D) 전반을 AI 중심으로 리디자인하는 모습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시장을 주도하는 ‘AI 드리븐 컴퍼니’(AI Driven Company)’로의 전환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경영혁신센터 산하에 ‘AI 생산성 혁신 그룹’을 신설하고 각 사업부에 전담 사무국을 두는 등 조직 체계부터 재편했다. 전사 AI 인프라·시스템 구축과 AI 활용 실행 지원, 우수 사례 확산 등 전사 AI 생산성 혁신을 위해 일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또한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디지털 트윈 설루션 적용 및 확산 ▷로지스틱스 AI 적용을 통한 물류 운영 모델 혁신 ▷피지컬 AI 기술을 제조 자동화 추진 ▷휴머노이드 로봇 핵심기술 개발 등을 위해 핵심 전략 과제 전담 조직인 ‘이노X 랩(InnoX Lab)’을 신설하기도 했다.
AX 전략은 제조 경쟁력으로도 이어진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부터 공정 시뮬레이션, 장비 제어, 품질 분석, 물류 관리까지 AI가 전 주기를 운영하는 ‘AI 팩토리’ 구축에도 나섰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공정 개발과 수율 분석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생산·판매·재고를 실시간으로 연동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LG 역시 그룹 차원의 AX에 사활을 걸고 있다. 주요 계열사들은 AX 전담 조직을 잇달아 신설·격상했다. LG전자는 DX 조직을 ‘AX센터’로 통합 개편하고, LG에너지솔루션은 최고경영진이 참여하는 AX 회의체를 통해 생산 공정과 품질, 사무 전반에 AI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AX그룹을 CEO 직속 조직으로 격상해 데이터와 공급망, 제조 경쟁력 강화를 추진 중이다.
LG의 AX 전략은 미래 성장 축인 ABC(AI·바이오·클린테크) 사업과도 맞물린다.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고도화 중인 초거대 AI ‘엑사원’은 각 계열사의 생산라인, 제품 개발, 고객 서비스에 적용되며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AI 기반 정밀 의료와 신약 개발을, 클린테크 분야에서는 배터리와 에너지 솔루션 경쟁력 강화를 통해 AX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제조 현장을 중심으로 AX 초격차에 도전하고 있다. 글로벌 핵심 생산기지에 AI 기반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해 생산 공정 효율을 극대화하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2025년 3월 완공된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는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으로, 생산 전 과정의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운영에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으로 구현됐다. 자동 검사설비에서 수집된 데이터로 품질을 관리하고, AI가 생산 빅데이터를 분석해 이상징후를 사전에 감지함으로써 고품질의 차량을 생산한다.
로봇과 AI의 결합도 특징이다. 고중량·고위험 공정에는 첨단 로봇이 투입되고,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도 검사 공정을 담당한다. 국내에서는 기아가 AI 기반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갖춘 PBV 전용 공장을 구축하며 미래 모빌리티 생산 체계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SK그룹은 ‘AI 내재화’를 기치로 AX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주) C&C는 최근 사명을 SK(주) AX로 변경하고 향후 10년 내 ‘글로벌 10위 AX 서비스 컴퍼니’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SK이노베이션은 자사와 전 계열사에 CEO 직속 AX 전담 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AI와 DT(디지털 전환)를 기반으로 스마트폰팩토리 시스템을 구축해 HBM(고대역폭메모리)과 범용 메모리 제품의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기존 스마트 팩토리에 AI를 결합한 ‘인텔리전트 팩토리’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텔리전트 팩토리는 ‘스마트 팩토리’를 넘어, 모든 공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통합해 이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까지 수행하는 지능형 공장을 의미한다.
아울러 산업 현장에 특화된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인 미국 ‘페르소나 AI’에 투자를 통해 철강 등 중후장대 산업 현장의 고위험·고강도 수작업 공정을 대체할 로봇 공동 개발에 나섰다.
두산그룹은 ‘피지컬 AI’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 지주 부문에 피지컬 AI 혁신을 담당하는 ‘AX 센터’를 신설하고, AI 분야 세계 최고 대학 중 하나인 스탠포드 대학의 휴먼센터드 AI 연구소(HAI)와 산학 협력 파트너십을 맺었다. 아울러 엔비디아와 건설기계·발전기기·로봇 등의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화그룹도 조선·방산 계열사를 중심으로 AX에 나선다. 한화오션은 AX 사업부를 신설하고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3000억원을 투자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무인화 로드맵을 공개했고, 한화시스템은 AI 기반 지휘체계 사업을 수주하며 방산 AI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에이전틱 AI’를 그룹 차원의 새로운 DNA로 제시하고, AI를 전사에 적용해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쇼핑·상품기획(MD)·운영·경영지원에 에이전틱 AI를 단계적으로 구현, 2030년 전사적 AI 운영 체계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네이버와 손 잡고 유통 특화 AI 에이전트를 개발 중이기도 하다.
박지영·박혜원·서재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