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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작년 12월 30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정부가 국민연금 운용자산 배분 시 ‘지역 운용회사’에 우선권이나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데에 투자 시장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업계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 이외 지역에 위치한 자산운용사가 겨우 5곳에 그치는 탓이다.
2일 금융투자협회 회원사 현황에 따르면 정회원 자산운용사는 총 322곳으로, 이 중 서울 이외 지역에 위치한 회사는 5곳(본점 주소 기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1.6% 수준이다.
비서울 자산운용사 5곳은 ▷코너스톤자산운용(대구) ▷으뜸자산운용(부산) ▷엘에프자산운용(경기 안양)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아르고스자산운용(이상 경기 성남) 등이다. 그나마 이 중 3곳은 성남, 안양 등 수도권에 있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지방 운용사로 분류할 수 있는 곳은 부산과 대구에 각각 한 곳씩뿐이다.
작년 12월 30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국민연금 운용 방안의 새로운 정책 검토를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국민연금공단이 운용하는 자산을 배분할 때 그 지역에 있는 운용 회사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라”며 “공공기관 이전의 목적에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발전이 있는데, 지방으로 옮긴 취지나 목적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지역 균형 발전이란 취지는 긍정적이나, 이 같은 정책 자체가 현실성 없다는 반응이다. 금융시장 자체가 효율성과 접근성을 기준으로 특정 지역에 허브가 집중되는 구조인데, 이러한 산업 특성을 지역 균형 개발 논리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센티브를 노리고 지방으로 이전할 운용사가 얼마나 될 지 의문이고, 자칫 국민연금 운용자금이 검증되지 않은 소수의 서울 외 운용사로 흘러가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지역 운용회사’라는 표현 자체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자산운용사만을 의미하는 것인지, 사모펀드(PE)나 벤처캐피탈(VC) 등 투자 운용 전반을 포괄하는 개념인지 분명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PE나 VC 등도 서울에 집중돼 있는 현실은 유사하다.
국민연금 자산 배분을 정부가 어느 수위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도 논쟁이다. 국민연금은 국민이 납부한 보험료로 조성된 연금 자산이다. 최우선 운용 원칙이 수익성과 안정성에 있는 이유다.
최근 정부가 고환율 대책으로 국민연금을 동원했을 때도 유사한 논란이 제기됐으며, 작년 말엔 당국이 해외주식 투자 규제를 강화하면서 정부의 ‘시장개입’ 수위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융당국은 환율 안정과 투자자 보호를 명분으로 증권사들의 해외투자 신규 마케팅 중단을 사실상 업계 전반에 권고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