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발생 우려 인정 X
“공무원, 인사 이동 시 업무·거주지 변경 의무 따라야”
“검사직무 수행 공정성 침해 우려 단정할 수 없어”
“공무원, 인사 이동 시 업무·거주지 변경 의무 따라야”
“검사직무 수행 공정성 침해 우려 단정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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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미 검사장. [연합] |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힌 뒤 사실상 강등 인사 발령을 받은 정유미 검사장이 “인사명령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취지로 법원에 낸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이정원)는 정 검사장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인사명령처분 취소소송과 함께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2일 기각했다. 집행정지란 본안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처분의 효력을 잠정 중단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날 기각 결정된 집행정지 신청 사건과 별개로 인사명령 자체에 대한 취소를 구하는 본안 소송은 해당 재판부에서 그대로 심리 중이다.
이날 재판부는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며 “해당 처분으로 인해 훼손되는 정 검사장의 명예와 사회적 평가는 본안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상당 부분 회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사명령 처분으로 인해 검사직무 수행의 공정성이 현실적으로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행정소송법에 따르면 집행정지 사건에선 해당 처분 등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으로 인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될 때 받아들여진다.
재판부는 “공무원은 인사 이동 시 업무나 거주지 변경이 수반될 수 있다”며 “공무원은 여기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를 손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를 손해라 보더라도 침해 정도가 무겁다고 할 수 없다”며 “단일호봉제가 시행되고 있으므로 인해 금전적인 손해가 발생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연구 활동에 지장이 있을 순 있지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집행 효력을 정지할 긴급할 필요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정 검사장은 지난해 11월 단행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서 대전고검 검사로 사실상 강등 조치됐다. 정 검사장 이전에 검사장이 고검검사로 강등된 사례는 2007년 권태호 전 검사장이 유일하다.
정 검사장은 자신이 강등된 것이 지난해 10월 검찰 내부 게시판에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와 관련해 비판 글을 올렸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당시 그는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은 책임지고 자리를 사퇴하라며 “검찰 역사를 통틀어 가장 치욕적으로 권력에 굴복한 검사로 이름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법무부는 당시 인사를 발표하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부적절한 표현으로 내부 구성원을 반복적으로 비난해 조직의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킨 검사장에 대해 고검검사로 발령했다”고 밝혔다.
정 검사장은 지난달 22일 열린 집행정지 신청 심문에 출석하며 ‘정부나 여당과 각을 세워 온 부분이 이번 인사에 배경이 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며 “무리한 인사를 한 배경엔 미운털이 박혔으니 그런 거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당시 재판 과정에서 정 검사장은 “민주주의 원칙인 개인의 의사 표현으로 인사를 진행하는 건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법무부 측에선 “상급자에 대한 모멸과 멸시였다”며 정당한 인사 명령이었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