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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 부담 해소는 아직” 석유화학 재편 첫발 뗐지만…신용등급 ‘먹구름’ 계속

나신평, 연말 평가서 SKC·SK어드밴스드 하향 조정
“울산·여수산단, 구조 개편 실행까지 상당한 시일 필요”
“중국 신규 증설 2700만t…범용제품 과잉공급 계속될 것”

여천NCC와 롯데케미칼, LG화학 공장 등이 입주한 여수 석유화학단지. [헤럴드DB]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연말 사업 재편안을 제출하며 구조조정 첫발을 뗐지만, 신용평가사들의 업계 전망은 부정적인 기조가 계속됐다. 업계 구조조정이 채무 부담 해소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석유화학사 정기평가 결과에서 SKC의 장기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SK어드밴스드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이밖에 한화토탈에너지스, SK이노센트릭, 한화솔루션, HD현대케미칼, SK피아이씨글로벌, 효성화학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유지됐다.

한국기업평가도 최근 SKC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조정했다.

지난 연말에 맞춰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의 구조조정 계획이 가시화했지만, 채무상환 능력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공통된 평가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보고서에서 “가장 속도감 있게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대산산업단지의 경우에도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합자법인 설립 절차, 기존 설비의 통합·재배치, 운영체계 정비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어, “특히 울산과 여수 산업단지의 경우 아직은 관련 기업들이 설비 통합이나 생산 구조조정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실질적인 구조 재편 실행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챗GPT를 이용해 제작한 이미지]

석유화학 업계 불황의 근본적 원인인 범용 제품들의 공급 과잉 구조도 내년까지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다. 일본, 유럽 등 주요 국가들에서 석유화학 설비 가동중단 논의가 계속되고 있지만 중국을 중심으로 여전히 신규 증설 속도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이유에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현재 발표된 글로벌 에틸렌 설비 구조조정 계획이 약 1000만톤(t)에 불과한 반면, 향후 5년간 중국의 신규 증설 계획은 약 2700만t”이라며 “당분간 과잉 공급 부담 아래 수급상황은 저조한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범용 제품 비중은 50~60%에 달한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석유화학 업계의 올해 사업환경을 ‘비우호,’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하면서 “전 세계 수요 저성장과 신·증설 부담으로 초과공급 상태가 이어지며 스프레드 및 가동률 개선 여력이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국내 3대 석유화학산업단지 핵심 기업 16곳은 정부가 제시한 연말 데드라인에 맞춰 사업 재편안을 모두 제출한 상태다. 앞서 정부는 최대 370만t에 이르는 에틸렌 감산을 요구했는데, 기업들이 공개한 계획을 종합하면 목표치를 사실상 달성했다.

여수산단에서는 여천NCC와 롯데케미칼이 에틸렌 생산용 NCC를 통합하고 합작사를 운영할 계획이다. LG화학과 GS칼텍스도 합작 형식의 구조조정을 논의 중인데, 120만t 규모의 LG화학 제1공장 폐쇄가 유력하다. 여천NCC는 제3공장을 폐쇄해 47만t을 줄이기로 했다. 대산산단에선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시설을 통폐합해 110만t을 감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