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낮엔 전쟁, 밤엔 파티…트럼프의 ‘2주 홀리데이’ 활용법[1일 1트]

WSJ “외교·골프·사교 뒤섞인 2주”
‘겨울 백악관’ 활용 재부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라라고 자택에서 열린 새해 전야 행사에서 손님들과 어울리고 있다. [WSJ]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말연시 약 2주간 플로리다 팜비치의 마라라고에 머물며 외교 일정과 사교 행사, 개인 휴식을 병행했다. 낮에는 전쟁과 중동 정세를 논의하고, 밤에는 파티와 갈라 행사를 소화하는 일정이 반복됐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간 마라라고를 사실상의 ‘겨울 백악관’처럼 활용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당일, 몇 시간 뒤 같은 장소에서는 사교 행사가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회장 무대에 올라 손님들을 맞이했고, 현장에서는 라이브 밴드 연주가 이어졌다. WSJ는 외교와 사교가 물리적으로 분리되지 않은 채 같은 공간에서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마라라고를 방문해 가자지구 휴전 문제와 이란을 둘러싼 긴장 상황을 논의했다. 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연회장 보안 강화 계획을 언급하며 방탄 유리와 추가 보안 설비 설치를 예고했다. 외교 현안 설명 도중 개인 공간의 안전 문제를 함께 언급한 것이다.

공식 일정 사이에는 골프 일정이 반복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근 웨스트 팜비치 골프 클럽을 오가며 시간을 보냈고, 측근들과 라운딩을 함께했다. 저녁에는 다시 마라라고로 돌아와 만찬과 사교 행사를 이어갔다. 새해 전야에는 턱시도를 차려입고 갈라 행사에 참석했다. 이 행사에서는 한 화가가 현장에서 제작한 예수 초상화가 즉석 경매에 부쳐졌고, 275만달러에 낙찰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함께 마라라고에서 열린 새해맞이 파티에 도착하고 있다. [WSJ]

WSJ는 마라라고의 일상이 워싱턴의 긴장감과는 다른 속도로 흘렀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차량 행렬이 도착하기 직전에도 클럽 회원들은 수영장 인근에서 휴식을 즐겼고, 경호 인력은 동선을 조정하며 대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을 테라스로 불러 점심을 제공하기도 했다. 얇게 썬 스테이크와 코코넛 새우, 감자튀김 등이 테이블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간 소셜미디어 활동도 이어갔다. 정치적 비판과 개인적 언급이 뒤섞인 게시물이 연이어 올라왔고, 언론 보도에 대한 불만도 주변에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동시에 외국 정상들과의 만남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농담을 건네는 모습도 포착됐다.
1920년대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조리 메리웨더 포스트의 집.[WSJ]

마라라고는 1920년대 시리얼 기업 상속녀 마조리 메리웨더 포스트가 지은 저택으로, 미국 정부가 한때 대통령들의 겨울 휴양지 활용을 검토했지만 1981년 포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85년 이 부동산을 매입한 뒤 회원제 클럽으로 전환했다. 최근 들어 회원권 가격이 급등하면서 정치·사교 공간으로서의 상징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체류를 두고 “공식 외교 일정과 개인적 휴식, 정치적 메시지가 동시에 진행된 기간”이라고 전했다. 연말연시 마라라고에서의 행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적 공간을 정치 무대로 활용하는 방식을 다시 한번 드러낸 사례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