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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美공장 품자 수주까지 ‘잭팟’

뉴저지 바이오의약품시설 인수
CDMO 새 성장축 본격 가동
릴리와 6787억원 CMO 계약
관세 넘고 생물보안법 수혜 ‘날개’

서정진 회장

셀트리온이 미국 뉴저지 생산시설 인수를 최종 마무리하며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의 중심지인 미국 본토에 깃발을 꽂았다. 이는 단순한 시설 확장을 넘어, 전 세계적인 자국 우선주의와 관세 장벽을 정면으로 돌파하고 위탁개발생산(CDMO)이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장착했다는 점에서 중대한 도약으로 평가된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보유했던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 소재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에 대한 소유권 이전을 최종 완료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불과 5개월 만에 딜클로징(거래 종결)을 이뤄낸 것으로, 서정진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강력한 추진력과 전략적 판단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공장 샀더니 일감이 따라왔다”=이번 인수의 백미는 압도적인 경제성이다. 셀트리온은 공장 인수와 동시에 전 주인인 릴리로부터 약 6787억원(4억7300만달러) 규모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따냈다. 이는 시설 인수 대금인 3억3000만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통상적으로 신규 공장을 짓고 수주를 따내기까지 수년의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셀트리온은 ‘돈을 벌면서 공장을 운영하는’ 최적의 사업 구조를 만든 셈이다. 계약 기간은 2029년까지 3년이 원칙이나, 상황에 따라 4년까지 연장될 수 있어 안정적인 현금 창출원(Cash Cow)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이 미국 뉴저지주 일라이릴리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이전을 마무리했다. 사진은 릴리의 뉴저지 생산공장 [로이터]

▶관세리스크 ‘제로’…美 생물보안법 수혜=전략적 가치는 더욱 크다. 최근 글로벌 무역환경은 자국 내 생산을 강제하는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추세다. 셀트리온은 이번 현지 생산거점 확보를 통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관세리스크에서 구조적으로 벗어나게 됐다. 특히 미국 내에서 중국 바이오 기업을 견제하는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이 통과되면서, 비(非)중국계 CDMO기업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는 시점이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 셀트리온은 이미 검증된 cGMP(선진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시설을 확보함으로써 급증하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현지 생산 수요를 즉각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현지 생산을 통한 물류비 절감과 공급망 안정화는 덤이다.

▶7000억 추가 투자…“글로벌 CDMO 강자로 도약”=셀트리온이 확보한 브랜치버그 캠퍼스는 약 4만 5000평 부지에 생산 시설, 물류 창고 등 4개 건물이 들어선 대규모 단지다. 현재 6만6000리터 수준인 원료의약품(DS)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회사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즉각적인 증설에 나선다. 약 7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생산 능력을 총 13만2000리터까지 두 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자사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미국 내 수요 대응은 물론, 글로벌 빅파마들을 겨냥한 CDMO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한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사업 구조도 체계화했다. 셀트리온과 미국 법인(Celltrion USA)이 설비 투자와 생산 인프라 구축을 맡고, 자회사인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가 글로벌 영업과 프로젝트 관리를 전담하는 방식이다. 또한 기존 릴리 공장의 숙련된 인력을 고용 승계함으로써 생산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확보, 시행착오를 최소화했다.

▶역대 최대 실적 예고…2026년 퀀텀 점프 기대=기존 사업의 성장세도 매섭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 달성을 예고했다. 회사는 공시를 통해 2025년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15.7% 증가한 4조 1163억 원, 영업이익은 무려 136.9% 급증한 1조1655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025년 4분기에만 매출 1조2839억원, 영업이익 472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수익성 개선이 뚜렷하다. 여기에 2026년부터는 미국 공장의 CMO 매출이 더해지고, 고수익 신규 제품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실적 성장세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미국 생산 시설 인수는 관세 등 대외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급변하는 글로벌 바이오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릴리와의 CMO 계약으로 초기 가동률을 확보한 만큼, 신속한 증설과 CDMO 수주 확대를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최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