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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관영지 “패권주의는 인류의 적”…美 베네수엘라 군사작전에 공세 수위

환구시보 “다음 차례는 누구냐” 국제사회 공동대응 촉구
시진핑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 재부각
中 외교부도 “세계 경찰·국제 법관 자처 인정 못해”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축출로 무역·관세를 중심으로 전개돼 온 미중 패권 경쟁의 전선이 서반구(중남미)로 본격 확장하고 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는 모습. [AF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중국 관영매체와 외교 당국이 베네수엘라 군사작전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압송을 단행한 미국을 향해 비난 공세를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 사태를 ‘패권주의의 전형’으로 규정하며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촉구하는 한편, 시진핑 국가주석이 제시한 글로벌 거버넌스 구상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4일 사설에서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은 라틴아메리카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강대국이 ‘범죄 타격’이라는 명분 아래 모든 절차를 우회해 무력을 사용하고 주권국 지도자에게 손을 뻗는다면 어느 나라가 절대적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위기는 패권주의가 전 인류 공동의 적임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마두로 대통령이 뉴욕에서 연행되는 영상을 공개한 점을 두고 “할리우드 작가들도 상상하기 어려운 시나리오를 미국이 현실로 만들었다”며 국제사회를 경악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엔 베네수엘라였고, 그다음 차례는 누가 되겠느냐”며 유사한 상황이 다른 국가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이번 사태의 구조적 원인으로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의 불균형’을 지목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의 장기적인 라틴아메리카 압박뿐 아니라 현 국제질서의 불균형이 패권이 자랄 기회를 제공했다”고 주장하며, 시진핑 국가주석이 제창한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의 선견성과 긴급성이 이번 사태로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이 구상은 주권 평등과 국제법, 다자주의를 핵심 원칙으로 기존 서구 중심 질서를 개혁하고 개발도상국의 대표성과 발언권을 확대하자는 내용이다.

중국 정부도 외교 채널을 통해 공개 비판에 가세했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베이징에서 열린 외교 일정에서 “어느 한 국가가 국제경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국제 법관을 자처할 수 있다는 점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외교부 역시 “미국의 마두로 대통령 부부 강제 구금 및 추방 조치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신변 안전 보장과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중국의 이번 공세는 베네수엘라 사태를 단순한 중남미 지역 문제를 넘어 미국 주도의 힘의 외교에 대한 국제적 견제 국면으로 확장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중 전략 경쟁이 군사·외교 영역에서 더욱 노골화되는 가운데,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중국의 공세적 담론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