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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 감사보고 전산 조작”…공수처, 최재해·유병호 기소 요구 [세상&]

각각 직권남용·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혐의 적용
“혐의 인정돼…서울중앙지검에 공소제기 요구”
수사 시작점 된 ‘표적 감사 의혹’은 무혐의 결론

최재해 전 감사원장.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감사원의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표적 감사 의혹 사건을 수사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현 감사원 감사위원)에 대해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구했다. 공수처는 전 전 위원장 등에 대한 감사보고서 절차 과정에서 ‘주심 감사위원 패싱’ 등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수사의 시작점이 됐던 표적 감사 의혹에 대해서는 무혐의로 결론냈다.

공수처는 6일 최 전 원장, 유 전 사무총장에게 각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기소해달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수처는 이 사건을 ‘감사원 위법 감사 의혹 사건’으로 명명했다.

공수처는 또 전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 A씨 등 당시 감사원 관계자 4명에게도 같은 혐의를 적용하고, 전 국민권익위원회 기획조정실장 B씨에겐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법상 공수처는 판사, 검사와 경무관 이상 경찰관에 대해서만 기소권을 가지고, 다른 고위공직자에 대해선 기소할 권한이 없다. 수사를 마무리하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보내야 한다.

공수처에 따르면 최 전 원장과 유 전 사무총장은 2023년 6월 당시 A씨 등 감사원 사무처 관계자 4명과 공모해 국민권익위 관련 감사보고서를 확정·시행해 감사위원들의 권한을 침해하고 권리행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공수처는 당시 감사보고서에 대한 감사위원들의 문안 심의·확정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고 주심 감사위원의 열람 결재가 되지 않았는데도 해당 감사보고서를 확정·시행해 감사위원들의 감사보고서 심의·확정 권한과 주심 감사위원의 열람 결재 권한을 침해하고 권리행사를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주심 감사위원은 고검장 출신으로 이른바 내란특검팀을 이끈 조은석 특별검사였다.

또 그 과정에서 최 전 원장 등이 전산 유지보수업체 직원을 시켜 감사원 전자감사관리시스템 데이터베이스 서버에 직접 접속해서 주심 감사위원의 결재 관련 데이터베이스 자체를 삭제해, 주심 감사위원의 열람 결재 버튼·반려 버튼과 이 사건 감사보고서를 클릭할 수 없도록 하면서 감사원 전자감사관리시스템상의 관련 데이터베이스의 효용을 해쳤다고 보고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혐의도 적용했다고 밝혔다.

B씨의 경우 2022년 8월께 감사원에 국민권익위에 대한 감사사항을 제보했음에도, 같은해 10월과 이듬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선서한 후 ‘감사원에 제보한 사실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없다’고 허위의 진술을 한 혐의가 적용됐다.

앞서 감사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첫해였던 2022년 전현희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상습지각 등 복무기강 해이 문제 제보 등이 있다는 이유였다. 이에 대해 야당을 중심으로 당시 야권인사였던 전 위원장 사퇴를 압박하기 위해 특별감사라는 명목으로 진행된 표적 감사라는 주장이 제기됐고, 전 전 위원장은 감사원 감사에 반발하며 같은 해 12월 당시 최재해 원장, 유병호 사무총장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이후 감사원은 제보 내용 13건에 대한 감사 결과를 2023년 6월 발표했다. 6건은 확인된 제보 내용을 보고서에 기재했고 이 가운데 3건에 대해서는 ‘기관 주의’를 요구했으며 7건에 대해서는 특별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당시 발표에서, 전 전 위원장이 취임 직후인 2020년 7월부터 2022년 7월까지 근무지가 세종청사로 분류된 89일 중 9시 이후에 출근한 날이 83일로 파악됐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전 전 위원장은 임기 마지막 날이던 같은 달 27일 감사원에 재심의를 청구한 뒤 퇴임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 사건과 관련해 “감사의 공정성과 적법성을 훼손하고 감사 결과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킨 중대한 공직범죄 사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수처는 사건 관계인들의 진술, 감사원 전산시스템 결재 내역, 감사원 전산시스템 서버의 데이터 변경 내역, 감사원 쇄신TF의 조사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피의자(최 전 원장 등)들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용전자기록등손상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6일 서울중앙지검 검사에게 공소제기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수처는 수사 시작점이 됐던 표적 감사 의혹 부분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고발인이 주장한 절차적 위반이나 감사 대상의 위법성 부분을 따져봤으나, 직권남용에 이를만한 법 위반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