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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AI’ 외친 엔비디아, 시장 반응은 미지근

CES서 ‘알파마요’ 자율주행AI 공개
기조연설 후 시간 외 거래 주가 하락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이 데이터센터를 넘어 실제 물리 환경으로 확장되는 ‘피지컬 AI’ 비전을 제시했으나 시장 반응은 기대만큼 뜨겁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기존에 예고된 사업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데에서 이유를 찾는다. 워낙 고공행진을 거듭한 엔비디아 주가인 만큼 이젠 단순히 발언이나 언급만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국면은 끝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기조연설에서 자율주행 사고 시스템 ‘알파마요(Alpamayo)’를 공개했다. 기존 엔비디아의 칩 시리즈를 잇는 자율주행용 새로운 AI 모델이다. 그는 이를 “피지컬 AI의 챗GPT 모먼트”라고 표현하며 물리 AI와 자율주행 로드맵을 구체화했다.

발표 직후 주가는 차분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장 대비 0.38% 내린 188.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간외 거래에서도 0.14% 하락했다. 젠슨 황 CEO가 기조연설에서 언급한 기업들의 주가도 시간외 거래에서 보합권에 머물었다. 시장은 이번 기조연설이 새로운 모멘텀을 제공하기에는 다소 부족했다고 평가한 셈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엔비디아 기조연설은 대부분 이미 알려졌던 내용의 연장선”이라며 “시장이 기대했던 ‘새로운 한 방’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언급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국면은 지났고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실제 수익성과 투자 지속성이 확인돼야 주가에 다시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장 일각에서는 AI 지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과 데이터 센터 운영사들의 자체 칩 개발로 인한 경쟁 심화 우려를 제기하고 있으나 엔비디아는 여전히 수조 달러 규모의 전체 시장 잠재력을 낙관하고 있다”고 짚었다.

엔비디아를 포함, ‘매그니피센트7(M7)’를 향한 서학개미의 평가도 한층 냉정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M7은 애플과 아마존닷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 테슬라,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 7개 기업을 뜻한다.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M7 매수 규모는 전월 대비 30%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미국 주식 투자액에서 M7이 차지하는 비중도 감소했다. 지난달 국내 투자자는 미국 주식을 257억7166만달러 매수한 것으로 집계돼 이 중 M7이 차지하는 비중은 14.21%를 기록했다. 전월 17.78%에서 3.57%포인트 감소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AI 투자에 대한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지만 빅테크 업체들의 공격적인 데이터센터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빅테크 업체들 간 격한 경쟁은 서로의 영역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으며,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반대편에서 수혜를 보는 산업들이 있다”고 전했다. 문이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