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관련 잘못된 발언 공공연하게 발표해” 비판중국산 물자 日에 제공하는 타국에도 보복 방침 밝혀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7일(현지시간)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상황에서 중국이 일본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하면서, 중국이 한미일 연대를 약화시키기 위한 의도를 담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이 5일 한중 정상회담 후 7일 상하이에 있는 일제시기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건물을 방문할 예정인 상황에서, 중국은 6일 일본에 대해 군사용 이중용도 물자 수출을 금지하겠다고 결정했다.
중국 정부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문제 삼아 일본에 군사 목적의 이중용도 물자(민간용으로도 군용으로도 활용 가능한 물자) 수출을 금지하는 보복 조치를 내린 것이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 군사 사용자와 군사 용도 및 일본 군사력 제고에 도움이 되는 기타 최종 사용자 용도의 모든 이중용도 물자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대일 수출 통제 조치는 이날부터 바로 효력을 발휘한다.
중국 상무부는 다른 국가·지역의 조직·개인이 중국의 조치를 위반해 중국이 원산지인 이중용도 물자를 일본의 조직·개인에 이전·제공할 경우 법적 책임을 추궁하겠다는 ‘세컨더리 보이콧’도 발표문에 적었다.
상무부 대변인은 “일본 지도자가 최근 대만 관련 잘못된 발언을 공공연하게 발표해 대만해협에 대한 무력 개입 가능성을 암시했다”며 “(이는) 중국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한 것이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배한 것으로 성질과 영향이 극도로 나쁘다”고 이날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은 작년 11월 다카이치 총리가 중의원(하원)에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한 이후 일본을 강도 높게 압박한 바 있다.
대만 문제를 ‘핵심이익 중의 핵심’으로 간주하는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에 발언 철회를 요구하면서 중국인 관광·유학 자제령과 중국 내 일본 영화·공연 제한(이른바 ‘한일령’<限日令>),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 취소 등 보복 조치를 차례로 내놨다.
앞서 중국은 지난 2010년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충돌한 사건을 계기로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규제한 바 있어 이번 중일 갈등 국면에서도 전략 물자 수출 통제 카드가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이번 조치는 희토류라는 특정 품목들이 아니라 이중용도 물자 전반의 수출 통제라는 점에서 중국이 과거보다 압박 수위를 끌어올린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분쟁을 거치면서 최근 수년 동안 보복 수단으로 활용 가능한 이중용도 품목 관리를 강화해 온 바 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발언을 내놓으며 한국에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고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측 발표를 보면 시 주석은 일본과 관련해 “80여년 전 한중은 큰 민족적 희생을 치르고 일본 군국주의에 맞서 승리를 거뒀다”면서 “오늘날 더욱 손잡고 제2차 세계대전 승리 성과를 지키고 동북아 평화·안정을 수호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중국 측은 최근 중일 갈등 과정에서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임을 부각하면서 일본의 군사력 강화를 견제하고 평화헌법 개정 시도를 비판하고 있다.
시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을 겨냥해서도 “한중은 경제 세계화의 수혜자로서 보호주의에 함께 반대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사실상 압박했다.
중국 측은 이날 이 대통령이 “한중은 함께 일본 군국주의 침략에 맞섰다”면서 “중국이 한국의 재중 독립운동 유적지를 보호한 것에 감사한다”고 발언했다고도 설명했다. 더불어 이 대통령의 7일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건물 방중 일정에 대해서도 ‘항일’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일본 매체들은 이번 한중 정상회담 결과를 비중 있게 보도하면서 중국이 한미일 분열을 노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의 일본 관련 발언에 대해 “중국이 일본을 염두에 두고 자국에 동조할 것을 요구한 발언으로 보인다”며 “역사 문제에서 일본에 함께 싸울 것을 이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시 주석이 지난해 11월 초 경주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한 지 2개월 만에 이 대통령을 국빈 초청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중국 측이 이 대통령의 이달 중순 일본 방문 계획이 알려진 후 방중을 서둘러 추진한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는 한미일 연계 강화를 경계해 3국 간 분열을 꾀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해석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4월 방중과 중일 갈등 등을 고려, 한미일 협력을 약화하고 대만 문제에서 한국을 중국 쪽에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최근의 중일 갈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지지하는 데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이 대통령 방중 직전 있었던 미일 정상 통화에서는 ‘한미일 등 우호국 연계’에 대한 내용이 논의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2일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와 관련해 “한미일 3개국을 비롯한 우호국 연계,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추진 방침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제재는 한중 정상 내외가 ‘셀카’ 사진을 찍은 것과 대비된다면서, 중국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일본을 압박하는 동시에 한국과는 관계를 강화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중국이 대만 문제에서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정부들을 고립시키고 이를 통해 다른 국가들에도 경고 효과를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제레미 찬은 “중국이 분명히 한국과 일본을 이간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외교정책에서 ‘균형’을 회복하려는 이 대통령의 바람과 더불어민주당의 오랜 반일 성향을 이용하고 싶어 한다”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중국이 시 주석 방한 2달 만에 이 대통령의 국빈 방중에 동의한 데 대해 “일본과 비교해, 한국을 미국 동맹 가운데 더 약한 고리로 보는 인식을 반영한 것 같다”면서 “미일이 이번 회담을 면밀히 지켜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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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상무부 관련 고시. [중국 상무부 홈페이지]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7일(현지시간)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상황에서 중국이 일본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하면서, 중국이 한미일 연대를 약화시키기 위한 의도를 담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이 5일 한중 정상회담 후 7일 상하이에 있는 일제시기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건물을 방문할 예정인 상황에서, 중국은 6일 일본에 대해 군사용 이중용도 물자 수출을 금지하겠다고 결정했다.
중국 정부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문제 삼아 일본에 군사 목적의 이중용도 물자(민간용으로도 군용으로도 활용 가능한 물자) 수출을 금지하는 보복 조치를 내린 것이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 군사 사용자와 군사 용도 및 일본 군사력 제고에 도움이 되는 기타 최종 사용자 용도의 모든 이중용도 물자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대일 수출 통제 조치는 이날부터 바로 효력을 발휘한다.
중국 상무부는 다른 국가·지역의 조직·개인이 중국의 조치를 위반해 중국이 원산지인 이중용도 물자를 일본의 조직·개인에 이전·제공할 경우 법적 책임을 추궁하겠다는 ‘세컨더리 보이콧’도 발표문에 적었다.
상무부 대변인은 “일본 지도자가 최근 대만 관련 잘못된 발언을 공공연하게 발표해 대만해협에 대한 무력 개입 가능성을 암시했다”며 “(이는) 중국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한 것이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배한 것으로 성질과 영향이 극도로 나쁘다”고 이날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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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AFP] |
중국은 작년 11월 다카이치 총리가 중의원(하원)에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한 이후 일본을 강도 높게 압박한 바 있다.
대만 문제를 ‘핵심이익 중의 핵심’으로 간주하는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에 발언 철회를 요구하면서 중국인 관광·유학 자제령과 중국 내 일본 영화·공연 제한(이른바 ‘한일령’<限日令>),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 취소 등 보복 조치를 차례로 내놨다.
앞서 중국은 지난 2010년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충돌한 사건을 계기로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규제한 바 있어 이번 중일 갈등 국면에서도 전략 물자 수출 통제 카드가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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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국빈만찬 후 샤오미폰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샤오미폰은 경주 정상회담 때 시 주석이 이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이다. [연합] |
이번 조치는 희토류라는 특정 품목들이 아니라 이중용도 물자 전반의 수출 통제라는 점에서 중국이 과거보다 압박 수위를 끌어올린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분쟁을 거치면서 최근 수년 동안 보복 수단으로 활용 가능한 이중용도 품목 관리를 강화해 온 바 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발언을 내놓으며 한국에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고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측 발표를 보면 시 주석은 일본과 관련해 “80여년 전 한중은 큰 민족적 희생을 치르고 일본 군국주의에 맞서 승리를 거뒀다”면서 “오늘날 더욱 손잡고 제2차 세계대전 승리 성과를 지키고 동북아 평화·안정을 수호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중국 측은 최근 중일 갈등 과정에서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임을 부각하면서 일본의 군사력 강화를 견제하고 평화헌법 개정 시도를 비판하고 있다.
시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을 겨냥해서도 “한중은 경제 세계화의 수혜자로서 보호주의에 함께 반대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사실상 압박했다.
중국 측은 이날 이 대통령이 “한중은 함께 일본 군국주의 침략에 맞섰다”면서 “중국이 한국의 재중 독립운동 유적지를 보호한 것에 감사한다”고 발언했다고도 설명했다. 더불어 이 대통령의 7일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건물 방중 일정에 대해서도 ‘항일’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일본 매체들은 이번 한중 정상회담 결과를 비중 있게 보도하면서 중국이 한미일 분열을 노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의 일본 관련 발언에 대해 “중국이 일본을 염두에 두고 자국에 동조할 것을 요구한 발언으로 보인다”며 “역사 문제에서 일본에 함께 싸울 것을 이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시 주석이 지난해 11월 초 경주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한 지 2개월 만에 이 대통령을 국빈 초청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중국 측이 이 대통령의 이달 중순 일본 방문 계획이 알려진 후 방중을 서둘러 추진한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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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이 대통령 공식환영식이 끝난 뒤 어린이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연합] |
그러면서 이는 한미일 연계 강화를 경계해 3국 간 분열을 꾀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해석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4월 방중과 중일 갈등 등을 고려, 한미일 협력을 약화하고 대만 문제에서 한국을 중국 쪽에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최근의 중일 갈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지지하는 데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이 대통령 방중 직전 있었던 미일 정상 통화에서는 ‘한미일 등 우호국 연계’에 대한 내용이 논의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2일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와 관련해 “한미일 3개국을 비롯한 우호국 연계,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추진 방침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제재는 한중 정상 내외가 ‘셀카’ 사진을 찍은 것과 대비된다면서, 중국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일본을 압박하는 동시에 한국과는 관계를 강화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중국이 대만 문제에서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정부들을 고립시키고 이를 통해 다른 국가들에도 경고 효과를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제레미 찬은 “중국이 분명히 한국과 일본을 이간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외교정책에서 ‘균형’을 회복하려는 이 대통령의 바람과 더불어민주당의 오랜 반일 성향을 이용하고 싶어 한다”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중국이 시 주석 방한 2달 만에 이 대통령의 국빈 방중에 동의한 데 대해 “일본과 비교해, 한국을 미국 동맹 가운데 더 약한 고리로 보는 인식을 반영한 것 같다”면서 “미일이 이번 회담을 면밀히 지켜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