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미만·10명 미만’ 2곳 중 1곳 기업 “자금난”… 소기업 자금경색 경고등

[중기중앙회]


영세 중소기업일수록 자금사정 악화… 비수도권 부담 더 커
자금난 원인 1위는 ‘매출 부진’… 원가·인건비 상승 ‘삼중고’
부족 자금 메우려 ‘대금 조기회수·차입’ 의존… 18%는 “대책 없다”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설 명절을 앞두고 매출 10억원 미만·종사자 10명 미만 영세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당 구간 기업의 절반 가까이가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해 소기업 중심의 유동성 경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조사’에 따르면 매출 10억원 미만 기업 가운데 46.2%가 최근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했다. 종사자 10명 미만 기업 역시 44.9%가 자금난을 호소해 사실상 “두 곳 중 한 곳”이 설을 앞두고 유동성 압박을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매출 200억원 이상 기업의 ‘곤란’ 응답은 12.2%에 그쳐 규모별 격차가 뚜렷했다.

지역 간 차이도 확인됐다. 비수도권 기업의 자금사정 ‘곤란’ 비율은 35.0%로 수도권(24.6%)보다 높아 지방 중소기업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의존도가 높은 구조와 지역 경기 둔화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자금난의 가장 큰 원인은 매출 부진(82.8%)이었다. 이어 원·부자재 가격 상승(44.3%), 인건비 상승(32.4%) 등이 뒤를 이으며 수요 위축과 비용 상승이 동시에 압박하는 ‘삼중고’ 구조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고금리 부담보다 실제 판매 감소가 더 직접적인 타격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설 자금 부족을 겪는 기업들은 주로 납품대금 조기회수(58.0%)와 금융기관 차입(42.5%), 결제 연기(32.9%) 등 단기 대응에 의존한다고 밝혔다. 특히 18.4%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응답해 영세 기업의 취약한 자금 대응 여력이 확인됐다. 이는 거래망 전반의 연쇄 자금 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은행 이용 과정의 부담도 여전했다. 자금조달 애로를 겪는 기업들은 높은 대출금리(63.4%)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고, 대출한도 부족(38.4%), 담보 요구 강화(19.6%) 등이 뒤를 이었다. 비수도권에서 은행 애로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나 금융 접근성 격차 문제도 드러났다.

설 상여금 지급 여력 역시 충분치 않았다. 전체 기업 중 상여금을 지급하겠다는 응답은 46.8%에 그쳤고, 미지급 응답은 13.0%로 나타났다. 별도 상여 지급 경험이 없다는 응답도 36.0%에 달해 체감경기 위축이 고용·보상 영역까지 확산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 결과가 “경기 둔화 국면에서 가장 먼저 흔들리는 고리인 영세 중소기업의 유동성 위험”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단기 금융지원뿐 아니라 내수 회복과 비용 부담 완화를 병행하지 않을 경우 설 이후에도 자금 경색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