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올라 돈 좀 벌려고 했더니…직거래 후 계좌 정지당했다 무슨 일?

개인 간 금 직거래 가장한 자금세탁 빈발
올해 1월에만 금감원 민원 11건 접수
계좌 지급정지, 거래대금 반환 등 우려


[챗GPT를 이용해 제작함]


#. 서울에 사는 20대 A씨는 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금 직거래를 약속했다. 거래 금액이 큰 만큼 구매자의 신분증까지 미리 확인했지만 약속 장소에는 전혀 다른 사람이 나타났다. 그는 “구매자의 아들인데 아버지가 급한 일이 생겨 대신 왔다”고 설명했다.
A씨는 사기가 아닐까 의심해 신분을 다시 확인하려 했다. 그러나 예약금 이체 명목으로 미리 공유한 자신의 계좌에 거래대금 약 1800만원이 입금된 상태였다. 돈이 들어온 이상 금을 건네지 않을 수 없었고 금을 인도했다. 알고 보니 그 돈은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피해금이었고 A씨의 계좌는 사기이용계좌로 분류돼 지급정지됐다.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금융감독원은 최근 개인 간 금 직거래를 가장한 보이스피싱 자금세탁을 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어 주의 단계의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고 8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보이스피싱 조직이 금 가격 상승으로 실물 금거래가 활발해지는 것을 틈타 온라인 거래플랫폼을 통한 금 직거래로 자금세탁을 시도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금 판매자가 구매자로 가장한 사기범에게 속아 금을 거래하면서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피해금을 거래대금으로 입금받아 의도치 않게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되는 식이다.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을 기준으로만 올해 1월에만 11건이 확인됐고 지난해 11월과 12월에도 각각 13건, 9건의 비슷한 자금세탁이 발생했다.

먼저 사기범은 검찰·금감원 등을 사칭해 피해자를 기망하고 피해자에게 정해진 시간에 자금을 이체하도록 지시해 둔다. 이와 동시에 온라인 거래플랫폼에서 금을 판매하는 이에게 접근해 거래를 유도한 후 실제 대면 시점에는 피해금이 판매자 계좌에 이체되도록 설계한다.

이 과정에서 사기범은 판매자가 경계심 없이 거래에 신속히 응하도록 가격협상 없이 거액의 금을 한 번에 사겠다고 제안하기도 한다. 일부는 플랫폼에 게시된 판매수량 외에 추가 구매할 수 있는 수량을 문의하며 대량 판매를 유도한다. 보이스피싱 피해금 규모와 유사한 수준으로 금을 편취하려는 목적이다.

개인 간 금 직거래를 가장한 자금세탁 프로세스 [금융감독원 제공]


대부분의 사기범, 즉 자금세탁책은 금 판매자와 대면하기 전 거래 예약금을 이체하겠다는 명목으로 판매자에게 계좌번호를 요구한다. 이는 판매자의 신뢰를 확보함과 동시에 판매자로부터 금을 전달받는 시점에 맞춰 거래대금, 즉 보이스피싱 피해금이 판매자 계좌로 이체되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인지한 이후 금 판매자를 사기범으로 오인해 경찰에 신고하게 되면 판매자는 사기이용계좌 명의인이 된다. 사기이용계좌로 지정되면 계좌 지급정지와 함께 전자금융거래가 제한되고 거래대금을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반환하는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금감원은 플랫폼 업체와 협력해 소비자 안내를 강화하고 금 거래 관련 게시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피해 근절을 위해 지속 노력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과 같은 고액자산 거래 시에는 상대방의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대화내역과 신분증을 통해 실제 대화한 상대방이 맞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거래내역이 없거나 구매평이 좋지 않은 상대방과의 거래는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가급적 전문 금 거래소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며 직거래한다면 본인의 계좌번호를 공유하지 말고 플랫폼 결제수단을 이용해야 한다”면서 “금뿐 최근 높은 시세가 유지되고 있는 은과 외화(달러, 유로 등) 등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직거래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